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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잘 버리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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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 순 (아동문학가)
·1938년 횡성군 안흥면 출생
·1957년 춘천사범학교 14회 졸업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
·1974년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수상
·1980년 제2회 현대아동문학상 수상
(동화:김소위와 노루)
·1983년 강소천 아동문학상 수상
·1991년 원주군 향토문화상 수상
·1995년 원주 문학 발간
·2000년 중앙초등학교 교장 퇴임
·현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고문
사람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영원히 껍질과
찌꺼기를 생산해내며 살아간다.
이 껍질과 찌꺼기를 잘 버릴 때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사람과 짐승의 다른 점을 들라면 첫째로 사람은 생각하고 행동한다.
둘째로 말하고 읽고 쓰는 것이고, 셋째로 도덕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활 속에서 생겨나는 껍질은 무수히 많다.
먹는 것의 껍질, 노는 것의 껍질, 배우거나 일하는 데서의 껍질, 우리 몸에서 배설되는 찌꺼기등이 필수적으로 생산된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의 네 번째를 들라면 자기가 생산하는 껍질과 찌꺼기를 잘 버릴 줄 아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짐승은 제 먹은 껍질이나 배설물을 처리할 줄 모르고 어느 때나 아무 데나 생각 없이 버린다.
짐승이 모였던 곳에는 배설물이 방치되어있지만 사람이 모였던 자리는 깨끗이 설거지하는 것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밥 먹은 찌꺼기를 설거지하는 것, 잠자리의 이불 요를 개어 두는 것이나 입었던 옷을 옷장 속에 두거나 거는 것이 사람의 사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람들 중에는 껍질과 찌꺼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된다.
가게에서 산 아이스콘 속 알맹이는 맛있게 잘먹고 그 껍질을 길바닥이나 사람들이 뜸한 곳에 심지어 남의 집 담 밑이나 공원의 나무 밑에 혹은 벤치 위에 그대로 버리는 습성은 분명히 짐승의 습성이다.
다른 사람이 안보는 곳, 자기 혼자 있을 때, 껍질과 찌꺼기를 제대로 버리지 않는 것은 사람의 기본습성을 배우지 못한 짐승과 다를 바 없는 행위인 것이다.
사람이 모였던 자리에 쓰레기를 내 집 내 뜰이 아니라고 상관없이 버려두는 식민지적 성향을 아직도 보게됨은 안타까운 일이다.
공원이나 산야나 운동장은 내 땅이 아니지만 우리 땅인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버렸다는 핑계를 대겠지만 가증스러운 동물적 근성이다.
쓰레기를 버리는데 연령의 고하, 교육정도의 고하, 남녀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아기가 과자 껍질을 들고 쓰레기통으로 아장아장 걸어가서 넣고는 장하다는 듯이 손을 털고 오는가 하면 대학생 나이에 교양 있어 보이는 외모에 비해 가게에서 산 캔 음료를 마시고 그 껍질을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 같은 놈, 인간 쓰레기가 아직도 있다”라는 말을 하기가 부끄럽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아기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무관심과 사소한 일이라고 실천 못하는 짐승 같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기를 바란다.
우리 사는 주위 환경이 쓰레기로 덮여 간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는 쓰레기 속에서 쓰레기와 함께 썩어갈 것이다.
그러면 짐승과 무엇이 다르겠나 사람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영원히 껍질과 찌꺼기를 생산해내며 살아간다. 이 껍질과 찌꺼기를 잘 버릴 때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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