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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거울을 가까이 하고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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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작업을 통한 거울보기의 근본이유는 희미하게나마 내삶의 존재에 대한근원을 찾아보고자 하는데 있다
조각가 박 광 필
원주출생(1956년생) / 대성고, 청주교육대학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 / 원주 「지금, 여기서부터」전 출품및 운영위원 / 속초 강원국제관광엑스포 야외조각전 출품및 운영위원 / 치악예술관 개관 초대전 / 강원 감영 500년 기념 조형물 제작 / 민긍호 의병장 기념상, 지용주 선수기념상 제작
머리를 손질한다거나 화장을 할 때등 일상생활에서 매우 필요하고 유용한 도구로서 거울은 기능한다.
파리채에 앉은 파리를 잡기가 곤혹스럽듯이 눈이 위치하고 있는 얼굴 부분을 스스로 살필 수 있는 방법 또한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데 거울이라는 도구가 이를 잘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거울에 비친 모습이 실체는 아니라지만, 보고자하는 관점이 실체의 내부에 있을 경우 바로 볼 수 없는 까닭에 자기로부터 적당히 떼어놓고 볼 수 있는 기재로서 거울은 항상 유용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쓰임새의 거울은 항상 깨끗해야하고 완전해야 한다.
왜냐하면 보고자하는 모습, 나아가 관찰자의 눈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의 표면이 더럽거나 왜곡되었다면, 실체의 본 모습과는 상관없이 혼탁한 모습이거나 일그러진 상을 보여줄 것이고, 거울을 보는 사람은 이것을 실체의 상이라고 잘못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어두운 곳에서는 거울의 기능이 발휘되지 않기에 거울을 볼 때 가능한 밝은 곳을 찾도록 애써야 할 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거울에 빛을 비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거울은 어두운 곳에 두더라도 비춰보고자 하는 실체를 조명해야만 할 것이다. 나의 작업과정은 거울보기의 과정과 흡사하다.
말로서 표현하기 힘든, 모호하게 인지되는 실체의 불확실하고 불확정적인 존재근원에 대한 탐색은 조각작업이라는 거울보기를 통해, 물질과의 상호 소통 속에서 표상 되어지는 결과물로 반영 투사된다.
내가 만나는 질료들 - 철, 돌, 나무등이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대로, 또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깎고 다듬거나 서로 끼이고 맞물리고 모이거나 흩어지고 하면서 하나의 형태를 이룰 때 그 모호한 실체는 조금씩 모습을 들어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강신을 비는 은밀한 밀교적 행태를 띤 주술적 모습이 되기도 하고, 물질과의 교감을 통한 물활론적 입장에 서기도 하며 때로는 고고학적이거나 사회학적인 접근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거울보기 속에서 무의식중에 각인 되고 잘못 규정지어진 흔적들이 하나둘 아픈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낙인과 같은 형태로 지난 일들에 대한 회한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곤혹스러운 자리에서의 불편함과 같은 그로테스크한 이질성의 숲을 이루기도 하다가 가끔씩은 봄 새싹을 바라보는 가뿐 숨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작업을 통한 거울보기 속에서 안타까워 번민하거나 가슴 설레이는 두려움으로 희미하게나마 내 삶의 존재에 대한 근원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조각작업을 통한 거울보기의 근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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