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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언어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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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 순 (아동문학가)
■1938년 횡성군 안흥면 출생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
■1974년 강원도 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1980년 제2회 현대아동문학상 수상
(동화:김소위와 노루)
■1983년 강소천 아동문학상 수상
■2000년 중앙초등학교 교장 퇴임
■현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고문
우리말에는 우리 역사의 흐름을 증빙할만한 언어들이 많이 있다.
어떤 국어학자는 우리 문화를 쇼빵집문화라 했다. 이유인즉 쇼빵과 집은 엄연히 어원이 다른 영어와 국어가 혼합된 말이다. 펜대, 전기스텐드, TV시청률, 올림픽경기장, 컴퓨터학원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영어, 일어, 중국어가 섞여 짬뽕이 된 말들을 듣게 된다. 생활속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서 그 실 예를 들어보면, “내일 아침 10시까지 터미널로 나오라고 핸드폰으로 연락해라”는 3개 문화권의 언어들로 짜여있다.
우리의 생활어 속에 이미 자리잡은 외래어는 그 양에서도 점점 우리 국어를 침식해 들어오고 있다.
나이 많은 노인들이 젊은이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은 웃어넘겨야 할 일일까? ‘디지털 시대’를 ‘돼지털 시대’로 알아듣는 노인들이 가여운 시대가 되었다.
귀도 어정쩡한데다가 생활어까지 뒤죽박죽으로 혼란스러우니 말하기도 두렵다 하신다. 제법 현대인다운 언어는 맹종적 잡동사니 언어생활에 빠지기 쉽고, 노인들은 옛말의 향수와 현대의 묵비로 사는 안타까움과 젊은이들의 경망스런 언어가 대화 부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찻집의 가오 마담’이란 말이 있다.찻집은 우리말이다, 가오는 일본말이다, 마담은 영어의 주인여자란 말이다. 이렇게 세 나라 말이 같이 쓰이는 까닭은 문화 수입 경로가 분명히 언어 속에 함유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세계화로 한 동네의 지구촌으로 가까워진 외국의 문물이 상호교류로 서로 엉켜 세계공용어화 현상을 의식하게 한다. 자칫 우리 고유의 민족순수성에 먹물이 튕겼거나, 잉크물, 에나멜 물이 들어감을 식자들은 방관만 할 일인가?
히부리어족은 모국어를 지키기 위해 군화소리, 탱크소리 나는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아들, 딸에게 모국어를 가르쳤다 한다. 우리 국어를 잘 지키고 사랑해 쓰는 일은 가정에서부터 국방과 같이 중요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말을 빼앗김은, 국어를 상실함은, 민족을 상실함과 다를 바 없다.
영어를 배우느라 모국어를 소홀하게 대하지나 않나 하는 경종과 함께 교육기관이나 학부모의 주체성 없는 외국어 교육에 빠져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언어생활지도는 국어교육뿐 아니라 우리문화 교육이요, 역사교육이요, 민족정체성 교육도 겸해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여기에는 소홀하고 하루라도 빨리 세계인으로 키우려는 욕심에서 초등학생을 외국어연수를 보내는 과잉교육 열의는 자칫 모국어 상실의식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일까?
뒤죽박죽 언어, 혼합언어, 우리언어의 지킴이도 필요하다. 국경을 지키는 병사만큼이나, 외국으로 수출돼 가는 우리의 상품처럼 우리언어를 세계시장에 내어 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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