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원주투데이포털 | 6.4지방선거 맛집캘린더
 
  최종편집 : 2015.6.1 월
   
> 뉴스 > 읍면동 | 차한잔의사색
     
자리차지
2001년 11월 22일 (목)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임 교 순 (아동문학가)
■1938년 횡성군 안흥면 출생
■1957년 춘천사범학교 14회 졸업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
■1974년 강원도 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1980년 제2회 현대아동문학상 수상
(동화:김소위와 노루)
■1983년 강소천 아동문학상 수상
■1991년 원주군 향토문화상 수상
■1995년 원주 문학 발간
■2000년 중앙초등학교 교장 퇴임
■현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고문


터미널 버스 출발 대기중인 춘천직통에 미리 탄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었다. 차에 오르는 사람들마다 맘에 드는 자리든 맘에 들지 않아도 어떤 자리를 잡고 앉는다.
처음에는 대부분 옆자리에 아무도 없는 자리를 선택하지만 이미 한쪽자리에 손님이 앉아있으면 노인들은 노인들 옆에 젊은이는 젊은이 옆에 앉는 일이 보통이다. 어쩌다 뚱뚱한 사람끼리 앉게 되어 서로 상대의 뚱뚱함을 속으로 탓해보지만 불편을 감수하고 앉아있다.


이 무렵, 머리에 파란 물을 들이고 눈썹이 5cm는 덧붙인 아가씨와 노랑머리 청년이 들어선다. 차내를 빙 둘러보고는 파란머리 아가씨가 승무원에게 주었던 차표를 되돌려 달라며 “우린 같은 자리 아니면 다음 차로 갈래요.”
이미 승무원은 부표를 뗀 것이다. 앞쪽에 할머니 한 분 옆자리 비었고, 뒤쪽에 아가씨 옆 한자리 비어 있다.
“할머니 저 뒤에 아가씨 옆으로 가실래요?”
승무원이 묻자 할머니는 싫다고 했다. 내 목구멍에서 치솟는 소리가 있었다.


“노인네가 자리 잡아 앉으신 걸, 젊은애들 같이 앉게 해주려고 노인네를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해, 버릇없이 노인이 늦게 와 자리 내 달래도 내줘야지, 이거 어느나라 식이야.”
뒷자리에 앉았던 여학생이 할머니 옆으로 오고, 노랑머리 총각과 파란머리 아가씨는 끝내 둘이 붙어 앉은자리를 차지하고 차는 출발되었다.


차비 내기는 노인이나 젊은이나 마찬가지인데 차안에서 노인을 쉽사리 밀어내려 든 승무원은 소양교육을 시킨 뒤에 써먹었으면 싶고, 앉을 자리 좀 떨어져 있더라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연인간의 여행장면이었으면 싶다.
자리 차지를 위하여 세상 사람들이 바쁘게 땀흘리며 경쟁하고 있다. 줄을 잘 서야 출세도 한다는 말이 있다.
바로 어떤 흐름 위에 자리를 잘 차지해야 밀려나지 않고 목표한 자리로 옮겨 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마치 달려가는 버스에 몸을 싣듯이 어느 한자리를 잡고 세상이라는 공간속으로 차처럼 질주하는 인생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문득 이런 광경이 눈에 잡혔다.


어떤 아기 엄마가 아기를 안고 차표 두장을 들고 승차했다.
아기를 옆자리에 내려앉게 하고 아기를 어르며 매우 행복한 표정이었다.
유난히도 그날 버스가 만원이었다.
어쨌든 이 엄마와 아기는 당당하게 두 자리를 차지하고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팡이로 몸을 의지한 한 노인이 맨 나중에 차에 올라서자 승무원이 사방을 둘러보고, “할머니, 이 차는 다 찼어요. 다음 차로 가시죠?”하고 노인을 부축해 나가려하자, “여기 자리 있어요, 우리 아기는 내가 안고 가면 되지요.” 하고 노인을 옆자리에 앉힌 아기 엄마의 눈빛은 아름다웠다. 친정어머니를 옆에 앉힌 딸 같은 정이 차안 가득했다. 차창 밖으로 노란 은행잎들이 바람타고 막 따라오고 있었다.
원주투데이의 다른기사 보기  
ⓒ 원주투데이(http://news1042.ndsoft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기획특집: 시민의 발 시내버스, 인구
사건사고 브리핑
귀래 사랑의집 48년 악연 끊었다
4월 원주지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제16회 장미축제…축하공연·체험행사
행구동 아파트 거래현황…현대아파트 3
제11회 청소년축제 성황
원주천에서 수달 서식 목격
(주)인성메디칼 원주 이전 지역주민
원주문화재단,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대표이사 오원집  |  Tel : 033)744-7114 / Fax : 033)747-9914
발행인: 심형규  |  편집인: 오원집  |  등록년월일: 2012년 4월 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Copyright 2009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jtoday1@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