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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民聲)은 천성(天聲)
2001년 08월 13일 (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세무조사 문제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 억지로 시끄럽다.
이 문제를 시끄럽게 만드는 누군가가 있다.
세무조사는 그동안 독재정권시절에 정권과 밀월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온갖 부당한 특혜를 누려왔던 언론에게서 특혜를 거두는 조치에 불과하다.


언론도 기업인만큼, 당연히 세무조사를 받아야 하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거대언론사들은 끊임없이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체 언론탄압을 받고 있다고 연일 떠들어댈 수 있는 언론탄압도 있다는 말인가?


그 중에서도 조선일보는 정말로 이해하기 힘들다.
추미애 의원의 단순한 말실수를 물고 늘어져서 지면을 도배하더니, 이제는 자사에 호의적인 지식인들을 내세워서 <지식인의 위기>가 닥쳤으며, 나라가 두 동강이 날 지경이라고 비장한 과장을 연일 퍼부어대고, 호외까지 발행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발언만을 골라 실으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


안티조선 특집으로 발행된 호외를 보고 있자니, 그 편협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안티조선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합리적인 비판은 다 내버려두고, 인터넷 특유의 과열된 폭발성에게 카니발 밴드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일종의 <말의 쓰레기통>이라고 할 수 있는 <욕방>에서 몇 개의 표현를 주워다가 그것이 안티조선 전체의 모습인 양 호도하고 있다.


이런 수법이야 늘 조선일보가 단골로 써왔던 수법이기는 하지만, 참으로 실망스럽다.

그 사이 <반공>을 제외한 어떤 사상도 용인하지 않던 조선일보의 입장에서는 작금에 여기에서 터져나오는 이러저러한 말소리들이 매우 혼란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세계는 단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것이니까 말이다. 그들은 <말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민주화는 무엇보다도 말의 민주화이다.
누구나 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생래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 말은 본디 백성의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했던가. 우리는 그 말을 민성(民聲)은 천성(天聲)이다, 라고 바꾸어 부를 수도 있다.

지금의 알견 혼란스러워보이는 상황은, 억압되어 있던 말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면거 나타나는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 사회가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건강한 징표이다. 말은 더욱더 흘러넘쳐야 한다.


말들과 말들이 부딪치면서 그 안에서 공정한 논쟁을 통해 흐름을 만들어내어야 한다.
조선일보 식으로 상대방 묶어놓고 때리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각자 주체적 판단에 의하여 자리를 잡기 위해서 자신의 말들을 내어놓고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시대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말들은 물꼬를 찾아 흘러가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말의 광장에서 이루어진다. 말의 광장을 혼란과 두려움으로 인지하는 정신은 민주주의에 맞지 않다. 말의 광장을 두려워한다면, 왕
혼자 말하던 전근대로 돌아갈 일이다.







시인 김 정 란

■1953년 서울 출생

■성심여자중·고등학교 졸업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졸업

■프랑스 그르노블 III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전공: 프랑스 현대시)

■현재 원주 상지대 인문사회대
부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번역가
민성(民聲)은 천성(天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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