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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병정 (翠屛亭)
2005년 05월 09일 (월) . .
-  진좌요 (陳佐堯) -

소박한 초가집 선계(仙界)에 자리하니
사철 바람과 달빛 창문을 찾아들고
강은 평야를 휘감아 은띠를 풀어놓고
하늘에 꽂힌 산은
푸른 병풍으로 둘러 섰구나
꽃내음 새소리 처마 끝을 감돌고
한 잔술에 바둑판 마주하고 앉으니
웃음소리 절로 가득 하네
호방한 늙은 주인
감히 짝할만한 이 없으니
이 어지러운 세상에
진정 숨어있는 현자가 아니런가

◆감상
정 수 일(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이사/시인)

이번에는 16세기말 중국사신 진좌요의 한시를 풀어 소개해 본다.
진좌요가 문막으로 사한(四寒) 김창일(金昌一)선생을 찾아오게 된 것은 사한의 글벗 유서경이 중국에 사신으로 갔을 때 시문(詩文)으로 사귄 진좌요가 사신으로 오면서 유서경에게 조선의 기품있는 선비와 교유하고 싶다고 하여 사한을 소개한데서 연유한다.
진좌요가 문막의 섬강가 취병정 정자에 마주앉아 한잔 술과 바둑으로 사귀며 그 자리에서 읊은 시가 바로 이 ‘취병정’이란 시다.
문막의 건등산과 취병산 사이를 흘러나와 문막평야를 가로지르는 섬강과 취병산, 문막의 풍광, 그리고 소탈하게 살아가는 사한의 모습을 그린 참으로 좋은 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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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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