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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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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승 민 -
황소를 앞세워
진 수렁 밭을 갈면
산허리엔 / 실안개
백로는 하늘을 / 갈고 간다
소는 되새김질로
세월을 견디고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로
입맛을 다신다
세월에 쟁기대고
긴사래 / 천 번을 되거쳐도
돌아보면 넓은 누리
헛 골만 갈았다
●감상
정 수 일(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이사/시인)
당신은 어떻게 사는가? 아니 살아왔는가? 저 수렁 같은 인생길을 …
시인 정승민은 오늘도 저 진 수렁 같은 인생의 밭을 갈고 또 간다. 때 묻지 않은 백로는 푸른 하늘밭을 자유로이 날며 저 하고 싶은 대로 스적스적 갈고 가는데, 나는, 사람들은 어지러운 세상에 대해 그저 묵직한 가슴이 된다. 그저 무덤덤해 진다. 하고 싶은 이야기야 많지만 당신은 그저 명상하듯 껌벅이는 눈이 되고, 입맛이나 다셔야하는지 …
아! 세월, 그 길고 긴 세월의 밭을 얼마나 잘 갈았는지, 세상 헛살지나 않았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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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일(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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