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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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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4월 25일 (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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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진
나 없는 세상에도
해는 뜨고 달은 돋고
사람들은 사랑하고 미워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뚝딱거리는 시계소리처럼
뚜벅뚜벅 길바닥을 소리내며 걸어서
기껏해야 바위 잔등에
발자국 몇 개 움푹움푹 새겨놓곤
등때기 희끗 한번 보여주곤
가버리는 바람처럼 사라질 것이다.
풀꽃들은 또 어지러이
여기, 저기서 피었다간 지고
감상
정 수 일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이사/시인)
당신은 당신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보셨나요? 임일진님의 거친 듯 강한 어조의 이 시를 대하면서 누구나 다 아는 그런 이야기인데 문득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당신이 없어도 세상은 돌고 돌지요.
시인은 말합니다. 당신이 몸부림쳐봤자 별것 아니란다. 기껏해야 이름 석자 새겨 놓는 것, 그게 뭐 그리 대단한거라고. 바람 지나가듯 지나가면 그뿐인 것을, 풀꽃들 피었다가 지듯 당신도 왔다가 그렇게 흙이 되고 먼지가 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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