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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행 주지스님 치악산 구룡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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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화합 이루는게 바람
불교대학 강의에 신부·목사 초청하는가 하면 지난해 성탄절에 관내 천주교와 개신교에 축하편지 보내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사찰 내에 풍경 소리가 청아하게 들린다. 고즈넉한 산사의 여유로움이 새해의 소망을 가슴으로 새기게 했다. 이원행(64) 주지스님이 있는 요사체로 가는 길은 약간의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는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미끄러웠다. 왼쪽에 줄을 쳐 놓은 것을 보니 미끄러울 때 잡고 다니시는가 보다.
<br><br>감기가 걸려 요즘 몸이 안 좋다고 했는데 밝게 웃으며 녹차 한잔을 건네신다. 한시간 반동안의 대화 속에 스님은 강렬한 눈빛으로 종교화합을 강조하기도 했고 어머니 얘기를 할때는 잠시 동안의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처음 불교에 들어왔을 때의 에피소드를 들려줄 때는 누구보다 재미있게 애기할 줄 아는 재담꾼이었다.
<br><br>21세기 주된사상은 화음사상
지난해 12월 불교대학 강의에 교회 목사와 천주교의 신부를 나란히 강단에 초청한 원행스님. 이후 크리스마스에는 관내 교회와 성당에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시인 고진하 목사, 김지석 천주교원주교구 주교와 종교화합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도 하고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공통분모를 갖고 함께 발전방향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결국 공통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원행스님은 시민들의 편의와 행복을 위해 종교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탄허스님을 법사로 수계득도한 그는 탄허스님이 생전에 강조했듯이 21세기는 막스레닌의 사상이나 자본주의도 아닌 화음사상이 주된 사상이 돼야 하며 덕과 자비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직자라면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사는 것, 시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종교화합을 이루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br><br>불상 밑에서 자다 들켜 혼쭐
성당, 교회를 다녀봤고 사상가, 문학가등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원행스님은 서울 삼각산 일선사에서 100일 기도를 마친뒤 불교 입문을 다짐했다. 7박8일동안 걸어서 월정사 탄허스님을 찾아간 원행 스님은 그러나 푸대접을 받아야 했고 6개월간 탄허스님을 만날 수 없었다. 3년동안 수행을 하며 밥 짓고 빨래하고 갖은 심부름을 도맡았다. <br><br>그가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은 잠 부족이었다. 한번은 밥을 하고 있는데 너무 졸려서 30분만 눈을 붙일 곳을 찾다가 부처님 불상을 놓은 탁자 밑을 정했다. 어느 곳에도 스님이나 보살들 눈에 띄기 십상이기 때문에 제일 안전한(?) 곳을 찾은 것. 그렇게 잠든뒤 인기척 소리에 놀라 깨 보니 25명의 스님이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탄허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밥을 먹던 중 ‘드르렁 드르렁’ 코 고는 소리에 놀라 탁자 밑을 보니 원행스님이 자고 있었던 것. <br><br>찾을만한 곳을 다 찾아도 스님이 없길래 ‘도망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곳에서 4일간이나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불교에서는 출가한 후에는 형제 자매라 할지라도 함께 잘 수가 없다. 8남1녀의 다섯째로 태어난 원행스님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스님이 된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집에 갔을 때다. “할아버지가 현몽을 꿔서 서울에서 공부를 시켰는데… 내 몸에서 중을 낳았구나”라며 슬퍼하시던 어머니. <br><br>형제들이 오늘 하루밤 만이라도 어머니 곁에서 자고 가라며 애원하는데 불가의 법을 저버릴 수 없어 스님은 그냥 돌아오고 말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br><br>전통문화 지키는 시민돼야
스님께 원주에 대해 물었다. 스님이 강조하는 것은 3가지 였다. 첫째는 과거 군사문화에서 벗어나 전통문화를 지키는 시민이 돼야 할 것이며 둘째는 한국 중심에 원주에 서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춘도(江春道)가 아닌 강원도(江原道)인 것은 그만큼 원주가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세번째로 꼽는 것은 지역의 특수성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원주를 대표할 만한 문화나 상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중심이 돼야 하며 원주발전의 주도권은 정치인, 경제인, 문화인이 아닌 시민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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