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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덕옹‘모범운전 교과서’지금도 차 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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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를 잡은 이후의 나이로만 따져도 환갑을 넘겼다. 1940년 1월 18일 처음 운전대를 잡은 이후 여태까지 놓지않고 있는 것이다. 운전을 해서 번 돈으로 슬하에 7남매를 모두 키웠을 뿐만 아니라 손자손녀들 운전 연수까지 시켰으니 평생을 운전대만 잡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r><br>쌍다리로 더 잘 알려진 원주교를 지나 오른쪽 동네인 봉산동에 사는 신재덕옹의 나이는 81세.
나이엔 장사 없다고 아직도 운전을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면 집 담벼락에 신주단지 모시듯 모셔져 있는 차를 먼저 보라.
이제는 다들 장성한 자식들이 12년전 사준 국민차-티코가 번듯하게 서 있다.
12년 됐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상태도 좋고 성능도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다. 평생 운전대만 잡은 신옹이 애지중지하는걸 차도 아는지 새차 못지않다.
다만 시력이 예전만 못한 것이 차 고삐를 늦추고 있다지만 그 또한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니 더욱 좋은 일이 아닌가. 신옹은 “운전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결코 제 속도를 어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60여년전 운전면허증은 소가죽에 덮힌 보물이었다고 전했다. 가죽에 곱게 싸여 지급됐으며 분실하면 재발급받기가 불가능할 정도여서 보물로 통했다고.
<br><br>또한 당시 운전사는 요즘으로 치면 비행기 조종사에 버금갈 정도의 최고 직종이어서 여성들로부터 인기도 높았다. 1942년 결혼한 정옥희 할머니(74)는 여러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결혼에 골인했으며 남들 부러움을 사며 남편이 모는 석탄차를 탈 수 있었다.
<br><br>석탄차를 몰던 당시 신옹은 대관령고개를 넘어 강릉까지 도착해 그곳의 해산물을 싣고서 서울가서 파는 일을 했다. 짐칸의 절반은 해산물이었지만 남은 절반은 석탄을 실어야 했다. 운행 중간중간 석탄을 때서 발생한 가스로 차가 움직이기 때문에 원주에서 강릉까지 가는데만도 꼬박 하루가 걸렸다.
만일 타이어 평크라도 나면 기술자로 변신해야 했고 심지어 불이 나서 차가 모두 타버린 일도 있었다. 또한 가스냄새 때문에 연신 코 밑에 빙초산을 발라야 했던 고역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고 전했다.
석탄차의 최고 절정은 오르막길을 만났을때 였다. 바퀴에 돌을 받치고 조금씩 밀며 전진해야 하기 때문에 저만치 오르막길이 보이면 한숨부터 나왔다고. 50년대 초반까지 목탄차를 몰다 휘발유차로 바꿨고 이어 5.16혁명때 몰수당한 이후 버스와 택시 운전사로 변신했다.
<br><br>시력이 많이 나빠져 요즘은 먼길 나서기가 힘들단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는 여전히 운전해서 간다. 때로 속도가 느리다고 뒷차들이 경적을 울려댈때도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운전을 시작한 이후의 나이로만 따져도 환갑을 넘겼고 모두 규정속도를 준수한 덕분인데 이제와서 위반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신옹은 “횡단보도는 사람 다니라고 만들어 놓은 곳인데 사람들이 차를 피하면서 오히려 미안해 하니 잘못된게 아니냐”며 혀를 끌끌 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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