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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목사 작은교회 목회자이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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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은 열매보다 작습니다”
원주의 남서단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마을, 부론면 단강리에 작은 교회가 있다. 이 작은교회는 이미 원주시민들은 물론 전국의 독자, 외국에서도 고향을 향하는 마음으로 읽혀지는 ‘얘기마을’을 펴내는 단강감리교회.
이 단강교회의 목회자는 바로 한희철목사(40).
그동안 한목사는 원주시민들에게 생활정보지 원주교차로 칼럼을 통해 따스하고 맑게 빛나는 글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인으로도 알려진 한목사는 최근 원주교차로와 발행한 산문집 ‘나누면 남습니다’를 비롯해 ‘내가 선 이곳은’, ‘소리새’, ‘하나님은 머슴도 안 살와봤나’,‘흙과 농부와 목자가 만나면’등 꽤 많은 책과 글들을 써 왔다. 한목사에게 글쓰기는 무슨 의미일까. 한목사는 생각하는 삶을 나타내는 방법일 뿐이라고 했다.
모두에게 잊혀지고 때론 외면당하고 있는 농촌공동체과 그속의 삶들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이 그의 얘기요, 글이라는 것이다.
한목사는 시골교회 목회자로서 피폐해져 가는 농촌을 버리지 않고 굳이 지켜가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 크고 값진 것만이 아니라 작지만 소중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답변했다.
친구의 권유로 고향인 경기도의왕을 떠나 단강에서 목회활동을 해온지도 벌써 14년. 한목사는 그 세월이 길거나 자랑스럽게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목회자로서 예수의 삶을 따르고자 낮은 곳을 찾았지만 한목사는 요즘의 교회세태가 너무 커지고 높아지려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단강의 삶속에서 한목사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며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했다.
“씨가 열매보다 작습니다. 그러나 씨앗속에 숲과 과수원들이 들어있지요.” 너무 작아서 인내심이 필요한 씨앗이요, 모두가 떠나가는 농촌이지만 그속에 생명력이 있고 우리들의 먹거리와 뿌리가 있다고 했다.
단강초교 학교운영위원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는 한목사는 농촌교육의 공동화를 우려했다.
교육부가 농촌학교의 통폐합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결국 시골을 지킬 청장년층을 몰아내고 말았다. 농촌생활에 최소한 교육, 문화, 소득이 보장돼야 하는데 그나마 교육마저 해체하고 있다고 꼬집했다.
한목사는 “교육의 해체는 결국 농사의 대가 끊기는 일이요, 농촌문제는 한직업군의 목락을 넘어서 나라의 기반이 무너지는 일”이라고 한다.
60여년 전통의 단강초교도 그동안 많이 줄어서 현재 정원이 28명이지만 곧 20명으로 더 줄어들 예정이다. 그러나 한목사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2천700평의 밭을 빌려 보리를 심고 그 수확금으로 외국을 보내주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부론의 어린이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열어 단강어린이들이 통합후 ‘왕따’를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쉽지만 학교문을 닫아야 하는 단강초교를 바라보며 한목사는 “작아서 못했다기 보단 오히려 작아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았다”고 역설적인 얘길 했다. 즉 어린이들의 외국여행도 작은학교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농촌은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한목사는 사람은 떠나갈지라도 자연은 언제나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식량문제와 관련해서도 “농촌이 파괴되면 하늘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모두가 때늦은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특히 도농복합도시인 원주의 농촌문제 해결을 위해 한목사는 ‘동지역과 읍면의 결연’을 제안했다. 매년 가격폭락 걱정없이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만 있다면 농촌이 살고 무공해 농산물을 먹고 도시 소비자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목사는 농촌 노총각 결혼문제가 슬픈 현실이라며 도시처녀들과의 만남도 준비하고 있다.
추수가 한창인 가을들녁의 바람을 맞으며 작고 보잘것 없는 곳에 희망과 새힘을 불어넣고 있는 한목사의 삶속에 단강과 원주는 빛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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