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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호 야생화 연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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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의 탄생은 자식 낳는 것과 똑같아”
‘모질고 모진 이 생존의 땅에 ….’
‘민들레처럼’이란 민중가요의 가사를 읊는 듯 그에게 있어 민들레는 단순한 들꽃이 아니었다. 우리 선조의 정신이 서려있고 짓밟히고 꺾여도 꿋꿋하게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생명력에 그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날 그를 만나 나눈 대화의 첫말은 민들레와 금강초롱에 대한 애찬론이었다. 18년동안 수십종의 희귀한 들꽃을 많이 봤지만 그는 이 들꽃을 가장 사랑한다.
복수초, 매발톱, 무늬지리대사초 …. 깊은 산속에 올라갔을 때 봤던 꽃과 그의 손길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꽃들이 최용호씨(46)의 1만평의 농장에서 앞다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18년전 수원에서 처음 시작했고 96년 고향인 원주로 돌아와 소초면 흥양리 자연속에 우리들꽃의 서식처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그의 사랑으로 태어난 야생화는 무늬지리대사초, 매발톱삿갓매, 백화끝선분홍꽃방망이등 20여종에 이르지만 매발톱삿갓매가 그래도 가장 애착이 간단다.??
“새로운 들꽃을 탄생시키는 것은 자식을 낳는 것과 똑같아요. 이름을 지어주고 자랄 수 있는 양분을 주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을 듬뿍 줘야 이놈이 잘 자라요.”지금도 50여명의 자식이 태어나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모양의 꽃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될지 자신도 궁금하다.
최씨는 들꽃의 이름을 지을때면 꽃을 보고 머리속에 그려지는 낱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혹 해외로 수출하고 싶은 꽃이라면 영어로 이름을 지어 외국인에게 친근하게 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자태를 간직한 꽃이라면 순우리말을 사용하고 있다.
재미, 재일 동포들이 최씨를 찾아와 수출을 제의해 오고 있어 해외시장에 우리 꽃의 아름다움을 수놓고 싶은 그의 소망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며 기뻐한다. 또 한가지 그의 가슴을 뿌듯하게 하는게 있다면 자신의 지도를 받은 전국 20여농가와 북원여중 자연학습장에서도 우리나라 들꽃의 순수함과 강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간 7천만원 정도의 매출액을 올리기 까지 최씨는 하루 일과의 90%를 들꽃과 함께 했고 그들과 인생을 걸어왔다. 워낙 자연을 좋아했던 그는 젊었을 적에는 박쥐를 비롯해 각종 새를 사육했었다. 그리고 농장 이름도 자연이 최고라는 의미로 ‘최고자연’이라고 지었다. 다음달부터는 야생화 강연회도 열 계획이다. 자연의 참된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기 위해 6개월 과정으로 분경강좌, 화단가꾸기, 드라이플라워등을 무료로 가르칠 생각인데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하지만 수강생이 얼마나 모일지 걱정이다. 수강생이 없다면 최씨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늘 자연과 함께 숨쉬는 그에게도 가슴을 여미게 하는 일이 있었다.
꽃 곁을 떠날 수 없어 농장 옆에 하우스를 짓고 생활하는 그의 고집 때문에 아내 임일선씨(46)와 1남1녀의 자녀들이 4계절을 비닐하우스 아래서 잠을 자야 했다.
“육종 개발에 필요한 자재 사는데 돈은 아끼지 않는데 가족에게는 내가 너무 한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는 그의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며칠전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제6회 세계농업기술상 개발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기쁨 못지 않게 그의 가슴을 파헤쳤던 아픔이었다.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더 들꽃 연구에 매달려 가족에게 떳떳한 가장이고 싶다는 최씨.
넓은 농장에서 제각각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들꽃을 바라보며 그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우리들꽃 연구가가 될 것”이라고 약속한다.
“들꽃과 관련된 일로 만난 사람이 아니면 잘 기억 하지 못해요”라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의 모습은 치악산 자락에서 피어나는 또하나의 들꽃을 연상시켰다.
18년째 수십종의 희귀 들꽃을 연구하고 있는 최용호씨. 최씨는 들꽃과 한시도 떨어질 수 없어 가족 모두가 농장옆 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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