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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씨 반곡관설동 약수터지기
2000년 09월 28일 (목) <박정민 기자> jmpark@wonjutoday.co.kr
“여러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눈쓸고 풀깎는 일은 고생 안돼”

시내버스 운전기사였던 박영이씨는 2년전 등산길에 샘물을 발견한뒤 약수터를 꾸며놓고 꾸준히 관리해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있다.  

불과 10여년전만해도 관설동 6통 대평부락의 물맛은 약수 그자체였다고 주민들은 회상한다. 말이 동지역이지 시내수준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1980년대마을 주민들은 식수를 구하기 위해 경운기를 변조한 관정기계로 수맥을 찾아 자가수도를 설치했다.

경제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전기식자동펌프를 설치하지 못한 사람들은 재래식인 일명 ‘뻠프’를 설치해 한명은 ‘펌프질’을 다른 한명은 주황색 플라스틱바가지로 연거푸 물을 부어 압력을 형성, 물을 끌어 올리기도 했다.

이따금씩 모래알이 섞여 올라와도 밥을 지어먹고 국과 찌개를 끓이는 소중한 물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동네 사람 몇몇이 설사를 하고 시청 수질검사에서 부적합판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대평부락 주민들도 보리차를 끓여먹고 상수도 설치를 숙원사업으로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요즘 마을을 찾아가면 물통을 등에 지고 뒷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한고개 너머 송진 내음 물씬한 산 길을 따라 중턱에 이르면 삽질로 다듬어진 2평 남짓한 공터가 나타난다.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 의자 하나와 나무에 걸린 바가지, 수질환경사업소 먹는물 검사소의 검사서 1장이 걸려있어 이곳이 샘터라는 것을 알려준다. 고무통으로 둘러쌓인 투박한 모양새지만 세상밖으로 샘솟게 한 박영이씨를 만나고 보면 세상 어느 약수보다 최고의 물맛을 느끼게 된다.

산모퉁이에 빨간 기와를 얹고 사는 박영이씨(56)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몇해전 심한 당뇨병에 시달리다 회사를 그만두게됐다.

2년전 당뇨와의 싸움에서 이기고자 매일같이 뒷산을 오르던 박씨는 어느날 중턱부근에서 솟아나 산자락을 타고 조금씩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만나게 됐다.

평상시 동네 물사정을 걱정하던 그는 금맥이라도 만난듯이 삽질을 시작했다. 별다른 도구없이 바위를 깨내고 가슴 높이까지 땅을 파들어간지 일주일 째, 흙탕물을 헤치고 솟아나는 수맥을 발견했다.

손수 짊어지고 올라온 모래와 자갈을 깔고 고무통으로 흙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등 정리작업에도 꼬박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쏟아 부었다.

제법 약수터의 모습을 갖춘 뒤에도 그는 한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산길을 손수 낫질과 톱질을 해가며 등산로를 개척하는 열성을 보였다.  

샘터는 주민들의 식수로 자리잡았고 물맛 좋기로 이름난 이곳 약수터에는 단구동은 물론 시내 각지에서 발길이 이어진다.
박씨는 겨울이면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눈을 쓸고 여름에는 제초작업에 나서기도 한다. 고인 물을 퍼내 맑은 물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하루 일과중 하나.

내친 김에 인근 산정상에는 훌라후프와 줄넘기등 운동기구까지 마련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식밖의 행동들에 그는 “나 한사람 고생해서 여러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고생이 아니라 복 중에 가장 큰 복일 것”이라고 한마디.

이런 박씨의 숨은 봉사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지난해 관설동새마을금고로부터 이웃에게 귀감이 되었다는 내용의 감사패를 수상했고 얼마전에는 원주시로부터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욕심같아선 다른 지역처럼 시멘트와 벽돌로 그럴듯한 외형을 갖추고 싶지만 장소가 사유지여서 마음대로 손을 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염방지를 위해 수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이라는 박씨. 그는 내일 아침에도 빗자루를 들고 등산로를 청소하러 나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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