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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헌 국제장애인올림픽 은메달
2000년 08월 31일 (목) 류호준
“신체 장애 딛고 전세계가 깜짝 놀랄 프로그램 만들터”

“신체 장애 딛고 전세계가

깜짝 놀랄 프로그램 만들터”

소아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 임태헌씨는 체코에서 열린 제5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컴퓨터 프로그램밍 부문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임태헌씨는 초등학교 가을운동회를 떠올렸다. 그날따라 오른쪽 다리는 왜이리 더딘 것인지….??100m 달리기를 하면서도 줄곧 오른발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한쪽에서 들리던 어느 아주머니의 말이 30년이 지난 지금의 체코 프라하에서도 생생히 들리는듯 했다.

‘얘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려.’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제5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컴퓨터프로그래밍부문 한국대표선수로 참가한 ‘원주토박이’ 임태헌씨(34·지체6급)가 은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귓가에 울리던 한마디였다.

태헌씨는 한살때 소아마비를 앓다가 오른쪽 다리를 절게된 장애인이지만 자신은 한번도 자신이 장애인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30여년전 학교 운동회에서 들리던 어느 아주머니의 말이 자신을 올곧게 곧추세운 계기가 됐다는 것.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이 있으면 쫓아가서 혼내주고서도 금방 화해하고 친해지는 원만한 성격도 오늘의 그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임태헌씨는 당당히 “세계가 깜짝 놀랄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오히려 자신이 획득한 은메달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아쉬워할 정도.

태헌씨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1학년때. 강원대학교 약학과에 입학한 그가 교양수업을 통해 처음 컴퓨터를 알게됐다. 그날 이후 매일 학교 컴퓨터실을 들락거리며 컴퓨터의 마력(?)에 빠져버렸다. 컴퓨터 때문에 전공인 약학강의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그결과 그는 늘 ‘권총(F학점)’을 차고다녀야 했다.

학교를 자퇴하고 본격적인 컴퓨터의 세계에 발을 들여았다는 임씨.

이미 개발된 프로그램들은 그의 용광로같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미 개발된 프로그램은 개발자의 한계에 묶여버리기 때문이었다. 책과 씨름하며 컴퓨터와 사투를 벌이면서 끼니를 잊을 정도로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매달렸다. 그렇게 그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갔고 지난해 올림픽 대표선수 선발을 위한 강원지역 대회에 응시했다. 결과는 1등. 이후 열린 전국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해 체코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출전은 각 부분 전국대회 1위 입상자에게만 주어지게 돼 그 자체가 명실상부한 ‘인증서’인 셈.
이제 태헌씨는 자신의 다른 모습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로 입성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첨병으로 나서기로 결심한 것.

“컴퓨터로 모든 것이 제어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그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처음 컴퓨터를 접했을때 느꼈던 경이로움을 그대로 프로그램에 옮겨 놓도록 하겠다”는 태헌씨의 당찬 한마디가 그를 더욱 커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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