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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에 처한 지방자치 10년
2005년 06월 07일 (화) . .
이선경(원주참여자치시민센터 정책실장)

김일동 삼척시장을 비롯 지난 10년간 각종 비리로 인해 사법처리 된 시장, 군수는 강원도에서만 6명이다. 시민의 대리인이고 심부름꾼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맹세는 선거용 거품이다. 지역발전과 관련된 고급정보는 소수자들이 점하고, 이 정보는 다시 지역토호세력에게 공급된다. 지역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관람자요, 방관자 신세인 게 지방자치 10년의 현주소라면 너무 자학적인 표현인가?

지난해 우리 단체가 원주지역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민선3기 시장리더쉽 평가내용을 들여다보면 시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우리지역 여론주도층은 원주시정에 대해 68%가 불만족하다고 응답하였다. 다른 자치단체와의 비교에서도 71.7%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래지향적인 기획능력에 대해서는 66%, 주민의견 수렴능력여부에 대해서는 77%, 재정확충능력에 대한 평가는 62.6%가 부정적인 평가였다. 시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대한 평가는 아주 심각한데 공무원 인사평가의 객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만족이 불과 1.9%, 불만족이 41.5%를 차지하고 있다.

무소불위의 시장권력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시장은 연간 6천억 이상의 예산을 관리하고, 1천2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매년 막대한 판공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개발 관련 각종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시장의 지위와 역할은 막강하다. 지방자치시대 이전에는 산불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덕이 부족하다하여 그 책임을 물어 경질했고, 직원들이 잘못해도 책임자가 문책을 받았다.

그렇다고 지금 지방자치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잘못된 시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주민소환제나 주민소송제 그리고 주민투표제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지방자치가 선진화된 나라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제도를 통해 시장권력을 감시하고 주민의견을 수시로 반영한다. 그러나 이 제도 중에 주민소환제는 17대국회가 약속과 달리 아직 제도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 10년, 단체장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를 바라본다면 앞길이 막막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아름다운 국립공원 치악산과 누가 누가 높은가 경쟁하듯이 여기저기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아파트단지를 바라보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마저 사라진다는 출향인사들의 때 아닌 원성도 들려온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하려면 우리 시민들에게도 훈련과정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4년에 한번 선택으로 시정에 대한 불만족과 냉담자가 증가하는 것은 시민들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일인지도 모른다. 지방자치는 지금 시민들의 관심 밖에서 시련의 시기를 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가 제대로 된 토양에서 자라고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의 매서운 관심과 질타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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