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죽는날까지 진료하려 했는데 … |
|
|
|
|
|
|
문이비인후과 원장 문창모 박사(95) 인술 70년 마감
‘이시대의 진정한 인술’을 펼쳐온 문이비인후과 문창모박사(95)가 70년만에 의사가운을 벗었다.
지난달 31일 오후5시 병원에서 은퇴예배를 가진 문박사는 연신 “죽는 날까지 환자를 돌보고 싶었는데 병원문을 닫게돼 너무도 아쉽다”고 말했다.
64년 학성동 현 위치에 병원을 연 뒤로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7시부터 환자를 맞은 문박사는 의약분업으로 ‘병의원 폐업’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진료를 계속했다.
평안북도 선천 출신으로 배재고,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나온 문박사는 33년 평양기독병원에서 의사생활을 시작해 세브란스병원장, 원주기독병원장등을 지냈으며 지난달까지 진료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왼손이 점점 마비돼 안타깝게도 병원문을 닫게됐다.
‘한국의 슈바이처’ ‘크리스마스 실 할아버지’로 불리우는 문박사. 하루에 200~300명씩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진료비는 고사하고 차비까지 쥐어서 보내는 일이 허다했다.
86세 최고령 국회의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문박사는 끼니도 거르고 잠도 안자면서 환자를 돌볼만큼 열정을 갖고 있었다.
아침일찍부터 진료를 하다 서울로 올라가 의정활동을 펼치고 오후에 다시 원주에 와서 환자를 보고 저녁이 되면 또다시 서울 행사에 참석하는등 하루에도 두차례씩 서울과 원주를 오갔다.
문박사는 지난달 26일 타계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도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100주년 기념식에서 나란히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 인연이 돼 함께 중국을 다녀오기도 하고 백두산천지동우회도 결성하기도 했다.
문박사는 “정회장이 대통령을 한다기에 말렸지만 기어이 정치에 뛰어들었다”면서 “100세까지만 일하고 세계일주를 하자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서운하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학성동 빌딩들 사이에 위치한 낡은 문이비인후과 내부는 박물관을 연상케할 만큼 낡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누렇게 색이 바랜 진료카드들이 진료실안 벽면에 가득 꽂혀있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거쳐갔는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페인트가 벗겨진 환자용 의자, 낡은 가운과 좁은 책상등 모든 진료기구에는 검소하게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 남겨져 있다.
이 기구들은 대한의사협회의 요청에 따라 서울로 옮겨져 일반인에게 전시될 예정이다.
가족들에 따르면 현재 문박사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큰 아들 내외와 병원 2층에서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난 천리마에 붙은 쉬파리다.
천리마에 붙어 천리를 간 것처럼 원주가 크게 발전했기에 저절로 큰 사람으로 인정받게 됐다.”
병원문은 닫았지만 지역을 먼저 생각하는 문박사의 모습은 원주의 큰 인물로 시민들의 가슴속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
일 / 문 / 일 / 답
▲70년동안 계속해온 환자진료를 마감하는 심정이 어떠신지...
70년 동안 정성들여 환자를 돌봐왔는데 이제 그 일을 그만해야 한다니 얼마나 섭섭한지 모르겠다. 죽는 날까지 환자를 보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환자를 돌보면서 기억에 남는일이 많으실텐데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과 보람을 느꼈던 일을 말씀해 주십시오.
치료받던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병이 낫지 않고 자꾸만 상태가 안좋아질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 반면 죽을 것만 같고 나을 것 같지 않던 환자를 정성껏 치료해서 병이 나았을때가 가장 기뻤다.
▲배재고를 나와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의사의 길에 접어드셨는데 의사가 된 동기는...
아버지는 공부를 시키려고 애를 쓰셨지만 6·10만세운동으로 구속도 됐었고 배재고를 졸업할때는 97등 꼴찌로 졸업했다.
의사가 될 생각은 없었고 떨어질 줄 알면서도 10:1로 가장 경쟁률이 높은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에 원서를 넣었는데 운좋게 합격했다.
능력도 없고 의사될 사람도 아니었는데 좋은 자리를 만들어준 것은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고 열심히 공부했다.
▲원주연합기독병원 초대 병원장으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강원도에 큰 병원이 없어 59년 원주에 병원을 짓게 되었다.
여관에 묵으면서 직접 공사장에서 감독도 맡았었다.
그때부터 원주는 제2의 고향이 되었다.
▲평소에 생각하시는 인술과 후배 의사들에게 한마디
지성이면 감천이다.
의사로의 직분에 충실하다면 그� |
|
|
|
|
|
|
|
|
|
 |
전체기사의견(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
|
|
|
| 전체기사의견(0) |
|
|
|
|
msham@wonju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