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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석문화제 11일까지… 20여만평 메밀꽃밭 절정
2005년 09월 05일 (월) 이상용 sylee@wonjutoday.co.kr
메밀꽃 필 무렵 그곳에 가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해마다 초가을로 접어드는 이즈음 평창군 봉평면 일대는 한국 단편문학의 백미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가산 이효석(1907∼1942)이 묘사한 대로 메밀꽃밭이 장관을 이룬다.
이때를 맞춰 막이 오르는 효석문화제 기간에는 여름휴가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많은 관광객들이 평창을 찾아 영동고속도로 면온 나들목과 장평 나들목을 나서면서부터 행사장까지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올해는 지난 2일 시작돼 11일까지 열린다.

효석문화제는 수만평의 메밀꽃밭과 생애 단 한번의 사랑을 나누었던 허생원과 성처녀의 애틋한 이야기와 함께 물레방앗간의 전설로 시작된다.
주인공 허생원이 나귀를 끌고 터덜터덜 걸었던 길은 아스팔트로 포장됐고, 봇짐을 등에 진 장돌뱅이도 사라졌지만 20여만평에 달하는 봉평 메밀꽃밭에는 소설의 무대 속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으며 사랑을 나누는 연인과 가족 관광객들로 넘친다.
가산의 생가 터 메밀밭을 가로질러 주 행사장인 창동 문화마을까지 약 2km구간에 이어진 길가에는 메밀묵과 메밀국수를 파는 토속점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봉평을 가로지르는 흥정천의 섶다리 근처에는 소설 속 허생원이 성서방네 처녀를 우연히 만나 꿈같은 하룻밤 사랑을 나눈 물레방앗간이 재현돼 있어 젊은 연인들과 가족관광객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추억만들기에 열중한다.
물레방앗간은 소설 속처럼 금방이라도 성서방네 처녀가 황급히 옷을 추켜 올리며 뛰어 나올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켜 슬며시 미소짓게 한다. 물레방앗간을 돌아 오솔길로 접어들면 산 중턱에 자리한 이효석문학관에서 효석의 문학세계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문학관은 학예연구실과 메밀자료실, 문학교실 이외에 자료검색코너를 갖춰 이효석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는 물론 당시 문학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전망도 좋고 휴게공간을 잘 만들어 놓았다.
또 생가 터 인근에는 메밀꽃 그림과 야외 조각전, 그리고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무이예술관을 비롯해 중견 연기자인 유인촌씨가 폐교된 옛 덕거초등학교에 조성한 달빛극장, 휴양리조트인 보광휘닉스파크 등지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접할 수 있다.

특히 1930년대 봉평장터와 물레방아∼생가 터∼평창 무이예술관 등을 연결하는 셔틀버스가 운행돼 관광객들이 가산 문향의 정취를 보다 쉽게 체험할 수 있다.
더욱이 당시 소설 속 모습을 재현한 2천평 규모의 먹거리장터에는 40여개 전통먹거리 코너가 색다른 옛 맛을 제공하고 흥정천 둔치에서는 옛 전통모습 및 놀이, 메밀국수 만들기, 도리깨질, 봉선화 물들이기 등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마당이 마련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봉평면 남안동에 자리하고 있는 문화마을은 지금도 5일장인 봉평장이 열리는 장터와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충주집 터를 알리는 비석을 비롯해 가산공원, 그리고 흥정천을 건너는 봉평교를 지나면 만나는 물레방앗간, 문학비가 있는 이효석문학관, 이효석문학체험관, 이효석 생가 터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효석문화제는 1975년부터 매년 열어 온 효석백일장을 발전시켜 1999년부터 효석문화제로 개최되고 있다. 이 기간 중 다양한 부대행사를 즐길 수 있으나 뭐니뭐니 해도 축제의 백미는 단연 메밀꽃이라 할 수 있다.
문화마을 주변은 8월말이면 온통 메밀꽃 천지로 뒤바뀐다. 1년생 초본식물의 꽃이 무리지어 핀 모습은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봉평 일대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잘 지어진 팬션이 많이 들어섰다. 팬션들은 대개 흥정계곡과 같이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있어 연중 관광객들로 붐빈다. 가격은 6만∼15만원대로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흥정계곡에 자리잡은 허브나라와 대관령 고원목장, 겨울연가 촬영지인 용평리조트 등을 둘러보는 것도 효석문화제를 찾는 기쁨을 두 배로 할 수 있는 보너스 관광상품이다.
이효석이 만주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며 마음에 그렸던 고향땅 봉평은 이제 아름다운 문학기행의 명소로, 고원관광지 평창의 보물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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