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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성적자기결정권인가?
2015년 05월 04일 (월) 정유선 강원여성연대 공동대표 wonjutoday@hanmail.net
   
 

62년간 지켜지던 간통죄가 폐지됐다.

여러 차례 위헌 소송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고수해오던 간통죄 폐지이유는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국가가 어디까지 침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의 결과였고 결국은 개인의 자유는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변하는 가족제도와 성문화가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그리고 그 후, 성적자기결정권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해묵은 논쟁이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성매매집결지의 합법화에 대한 논쟁이 그것이다. 찬성하는 사람들 입장은 성판매여성 노동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이 지켜져야 한다는 논리이다.

여기서 우리는 성적자기결정권과 노동권이 인간의 고유권리인지? 만일 그것이 기본권이라면 과연 성매매를 성적자기결정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 그리고 성매매를 노동으로 분류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1장 총강에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밝히고, 이어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서 국민이 갖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헌법 제2장의 첫 조문인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성적 자기결정권은 제10조에서 파생되는 권리이다.

전 세계 시민권의 기본 바탕이 된 1789년 프랑스인권선언문에는 시민의 자유와 평등의 권리는 천부인권으로 국가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한 권리는 타인이 빼앗을 수도 빼앗길 수도 없는 권리이다. 결국 내가 필요없다고 돈을 받고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이란 뜻이다.

우리나라는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성매매가 합법이었던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위험국가로 분류될 만큼 성매매가 심각하다. 성매매집결지 뿐만 아니라 유사성매매업소가 주택가까지 파고들어 성업 중이고, 성매매 관련 사업이 벌어들이는 연간수익이 6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며, 통계를 보면 중국집, 치킨집 보다 더 많은 수의 유흥업소가 성업 중이다.

이런 현상은 원주도 마찬가지다. 원주의 관문인 원주역 주변으로 수많은 유흥주점과 성매매집결지가 아직도 버젓이 영업 중이고 점점 더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도에서 3군데 남은 성매매집결지 중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곳이 원주라고 할 정도니 원주시민으로서는 불명예스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집결지 폐쇄에 대한 원주시 의지 또한 의심스러워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는 여간 걱정스러운게 아니다.

성관련 업소가 많을수록 십대 청소년들이 성매매로 유입될 가능성과 성폭력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성매매에 대한 위헌판결까지 내려지면 성매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면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각자 판단해봐야 한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해서 내 몸의 장기를 돈을 받고 파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합법화 하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장기매매를 개인의 자유권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성매매 역시 그것과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여러 가지가 있다. 건강, 친구, 사랑, 생명 등….

여성의 몸을 돈을 주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는 당연히 성폭행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바람직한 성문화나 성평등한 문화가 정착될 수 없다. 그러므로 성매매는 성적자기결정권이 아닌 성폭력으로 인식돼야 할 것이고,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없애야 하는 문제이다.

원주시도 성매매집결지와 유사성매매 업소 근절을 통해 아동과 청소년이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힘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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