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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혁신도시를 바라보며…
2015년 05월 04일 (월) 권영문 전 언론인 wonjutoday@hanmail.net
   

혁신도시는 2003년 6월 노무현정부 출범 초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인구쏠림 억제를 위해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을 정권차원의 주요시책으로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2007년 1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개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10여 년 동안 3개정권이 계속 이어감으로서 현재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당시 혁신도시 예정지역 선정권한을 해당 광역단체에 맡겼다.

도내에선 원주, 춘천, 강릉시가 각기 유치경쟁을 벌였는데 선정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처음 압도적으로 원주시가 선정됐으나 심사위원 가운데 연세대(본교) 교수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춘천시가 이의를 제기해 위원을 교체하고 심사를 다시 했지만 또 다시 원주가 선정된 것이다. 그럼에도 춘천의 탈락불만은 계속됐고 춘천의 일부언론이 1년 동안이나 이를 부추기는 기사로 투정(?)을 부린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

요즘 반곡동 원주혁신도시에는 공공기관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실제로 가족이 함께 모두 이사 온 공직자는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가족들이 모두 함께 이전해 오면 좋겠지만 헌법이 거주이전 자유를 보장하니 만큼 강제할 수도 없는 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들의 이사도 상당수 늘어날 것이다.

그동안 서울에서 근무해온 혁신도시 공직자들은 대부분 직장 이전으로 어쩔 수 없이 따라 오기는 하지만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담도 있듯이 공직사회에서 지방이란 직급 승진 때 구색으로 한두 번 거쳐가는 곳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만스런 속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주가 비교적 텃세가 없는 지역임으로 빠른 시일 안에 불만을 해소하고 무리없이 화합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은 우리가 늘 접하던 지방관서와 달리 전국단위 행정을 펴거나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기관이다. 구성원들도 지방보다는 비교적 고급인력들이며 전문성도 높은 편이다. 지방에서 볼 때 한마디로 엘리트의식을 가진 관료집단이라 하겠다.

혁신도시에는 13개 기관에서 4천50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물론 새로운 일자리가 아니라 이미 고용이 완료된 일자리이긴 하지만 아무튼 강원도에는 없었던 새로운 직종과 그에 종사하는 새로운 공직자 그룹과 가족이 모두 함께 이사를 오든 안 오든 원주시민으로 함께 살아가게 된 것이다.

혁신도시에 인접한 중앙선 철도 반곡역이 무정차(無停車)역으로 패쇄 된지 7년 만인 지난해 8월 18일 다시 여객영업을 재개했다. 반곡역에 정차하는 열차는 하루 38회 통과하는 여객열차 가운데 상하행선 각각 2회씩 4개에 불과하지만 운행시각은 아침·저녁으로 서울거주 혁신도시 공직자들 출퇴근에 딱 알맞게 돼있다.

승객이 없어 폐쇄했던 역을 혁신도시 공직자를 위해 원주시민이 모를 정도로 소리 소문 없이 맞춤형으로 되살린 것이다.

이 같은 반곡역 영업 재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만약 지방에서 반곡역 부활을 건의했다면 "이용 승객도 없는데 무슨 (x)소리냐?" 하면서 눈도 끔적하지 않았을 것이다. 혁신도시 기관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 죽었던 반곡역을 되살리게 했음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지방의 설움은 바로 이런데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혁신도시 입주기관들은 반곡역을 통해 막강(?)한 힘을 과시했고, 도청소재지 춘천의 불만과 도내 일부 언론의 투정과 딴죽 걸기를 뒤로 하고 이제 어렵사리 원주혁신도시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혁신도시란 말 그대로 뭔가 과거로부터 탈피해 새로운 이미지를 갖는 도시가 될 것이라는 미래 희망적 의미가 포함돼 있다. 단순히 인구가 늘고 건물이 늘어나는 것에 만족한다면 그것은 한낱 졸부들의 생각에 불과하다. 인구증가에 의한 도시팽창과 시가지 외형적 변화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쾌적하고 인심 좋고 살기 좋은 혁신도시 원주를 만드는 일에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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