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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도시, 원주역을 도립미술관으로
2015년 04월 27일 (월) 이용준 원주시 관광과 wonjutoday@hanmail.net
   

경북지역과 서울 청량리역을 오가던 중앙선의 교두보 원주역이 2017년 즈음에 남원주 지역으로 이전한다.

일제시대부터 수탈과 눈물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한의 역사인 이곳은 치악산을 찾는 사람, 정동진으로 가는 사람, 안동으로 가는 사람들의 생업과 여행을 위해 이용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원주역사의 풍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원주역을 나서면 집창촌과 술집들이 즐비해 있고 원주역에서 시작해 직선으로 뻗은 이곳은 과거 원주의 영화를 상징하던 도심의 한 복판 원일로다.

이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강원감영을 필두로 원주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변해 명륜동, 단계동, 무실동 그리고 혁신도시로 도시화는 급속히 전개돼 33만 인구의 강원도에서 제일 큰 도시가 되기에 이르렀다.

원주는 결코 작은 도시가 아니다. 고려와 조선을 지나 1천년에 걸쳐 형성된 역사도시이자 문화도시이다. 그러나 식민지 시대 때 온갖 수탈의 거점이 되었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도시의 군사화가 시작됐다. 이 짧은 시간이 기나긴 1천년의 역사를 흩트려 놓은 것을 생각하면 착잡한 마음이다.

그리고 척박한 땅에 새로운 개발의 망각에 빠져 우리 것에 대한 통찰을 갖지 못하고 옛것은 부수고 시멘트 벽돌에 슬레이트 지붕으로 회색건물을 지어야 했다.

어른들의 말씀에 의하면 1970년대에는 원일로 일대에 한옥 건물이 여러 채 존재했으며, 1950년대까지 옛 원주시청 자리에(현재 청소년수련관) 감영의 객사가 남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문화재에 대한 무지로 쉽게 헐고 다시금 복원하고 재현하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우는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원주역을 보존하는 것과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과거의 시간을 응집시켜 도시재생의 결정적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원주역 활용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논의되고 있지만 원주역을 강원도립미술관으로 재창조하는 것을 상상해본다. 물론 강원도의 의지가 필요하지만 강원도도 이제는 도립미술관 하나 건립할 때가 되었다.

이미 지난 2008년 원주에서 도립미술관 유치를 위한 진지한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제는 평창올림픽 주요 길목이며,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조성과 맞물려 100만 도시를 지향하는 원주에 도립미술관 건립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춘천에 국립박물관이 있고, 강릉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아트센터 건립이 확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원주는 대형 문화인프라 유치에 찬밥 신세다. 철도역사를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많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오르세미술관'과 서울역의 '문화역 서울284'를들 수 있다.

물론 원주역이 오르세미술관처럼 당장 세계적 미술관으로 발전하는 것은 무리이겠으나 최소한 서울역 활용수준은 충분히 가능하다. 부속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수장고와 교육장, 편의시설로 활용하고, 철길을 활용한 트레킹코스 조성과 조소작가들의 작품전시 등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더 나아가 학성동 일대에 밝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원주역을 나서자마자 맞이하는 술집은 원주의 얼굴치고는 민망하다. 그렇다면 홍등이 환한 술집거리는 수원화성의 공방거리 같이 조성해 젊은 미술작가의 작업실과 작은 카페들이 입주하게 하자. 이왕에 상상력을 좀 더 확장해 인근에 폐허가 되다시피한 문화극장 역시 리모델링으로 클래식음악홀로 가꾸면 어떨까. 서울의 금호아트홀이나 세종체임버홀 정도 규모의 클래식홀이면 원주지역 전문클래식 연주자들의 사기진작도 될 것이다.

그리고 풍물시장 옆 아카데미극장을 개조해 연극전용 극장과 노인세대를 겨냥한 고전영화 상영관으로 병행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등록문화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원주금융박물관으로 활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다. 매입이 쉽지 않다면 은행측에 네이밍스폰서 형식의 양도를 제안해 보면 어떨까? 이런 상상들이 현실이 된다면 원주역부터 감영을 지나 원동성당까지 아름다운 원도심 도시재생이 이루어 질 것이다. 새로운 땅에 새것을 짓기보다 원래의 땅에 옛것을 고쳐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이 이제는 대세가 되었다. 이런 상상!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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