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거래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학성동 성매매 집결지인 희매촌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 문구다. 이 현수막은 원주시가 게시한 것으로, 성매매 집결지 폐쇄 및 성매매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원주시가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 TF팀을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작년 말 여성가족부가 전국에 분포돼 있는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것이 시발점이 됐다. 현재 운영 중인 전국 성매매 집결지는 총 24곳으로, 여성가족부는 집결지가 위치해 있는 지자체에 협조를 부탁했다.

강원도의 경우 원주 희매촌을 비롯해 속초와 태백에 집결지가 남아있는데 규모면에서 희매촌이 압도적으로 크다. 지난 60여년간 암묵적으로 운영되면서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학성동 일대 공동화를 부추긴 원흉으로 인식되는 희매촌은 현재 20여개 업소에 성매매 피해여성 20~30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 2월 말 원주경찰서, 원주소방서, 원주교육지원청, 강원여성인권지원공동체 춘천길잡이의 집과 함께 성매매집결지 폐쇄 전담 TF팀을 구성하고 다각적인 성매매 방지 대책을 펼치기로 했다.

원주시 여성가족과가 TF팀을 총괄하며, 보건소는 보건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한 건축과, 도시과, 주택과는 정비계획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원주경찰서는 치안과 단속을 맡고 원주소방서가 각종 긴급상황에 대처하며, 원주교육지원청은 각급학교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매매 집결지의 유해성을 알리기로 했다. 도내 성매매 피해여성의 탈성매매를 유도하고 성매매 방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춘천길잡이의 집은 피해여성 상담과 취업연계 활동 등을 전개한다.

과거 희매촌 인근에 지구대와 법원, 검찰이 위치해 있었지만 희매촌은 법망을 피해 버젓이 운영됐다.2004년 성매매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희매촌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지만 TF팀이 구성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TF팀은 8명씩 3개팀을 구성해 매주 희매촌을 돌면서 업소들을 상대로 지도·단속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희매촌 입구에 성매매 방지를 유도하기 위한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원주시 여성가족과가 희매촌을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출입구 8곳에 안내 표지판을 부착했다. TF팀은 앞으로도 강력한 단속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정비계획 수립과 탈성매매 유도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명숙 원주시 여성가족과장은 "건강한 사회질서 유지와 성매매를 척결하기 위해 폐쇄에 무게를 싣고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