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판부면사무소에서 열린 7차 노선개편 주민설명회.

원주 시내버스는 통학버스 12개 노선을 포함해 총 101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비교적 빨리 온다고 볼 수 있는 30분 이내 배차 버스 노선은 이중 13개 뿐으로, 하루 한번 운행하는 노선(15개)보다도 적다.

또한 전체 노선의 1/4은 배차간격이 151~300분이다. 이는 승객들이 정류장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 31회 이상 운행하는 노선은 10개 노선에 그치는 반면, 하루 3회 이하 운행 노선은 42개에 달하는 실정이다.

노선 대부분이 도심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전체 노선의 25% 이상이 도심을 다니는 노선인 반면, 전체 노선 중 5% 미만의 노선만 신림, 지정, 호저 등 일부 면지역을 각각 운행하고 있다. 면 지역 시내버스 부족은 승객들의 버스정차 요구를 증가시켰고, 노선 굴곡도와 중복도를 점차 증가시켰다.

불편한 시내버스는 버스 회사의 재정악화로 이어지며 기사들의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로인해 다른 지역으로 기사들이 이직하면서 버스 회사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또한 기사 부족은 버스 노선 부족으로 이어져 새롭게 개발되는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등 신도시 배차에 어려움을 낳기도 했다. 이에 원주시는 전면적인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배차시간, 145분→80분으로 단축

노선개편을 맡은 용역회사는 소초와 횡성을 묶은 북부권과 판부, 신림을 묶은 남동권, 흥업과 귀래를 묶은 남부권, 문막, 부론, 지정을 묶은 서부권, 그리고 도심권 등 권역별 운행 노선에 초점을 맞췄다. 버스는 지선노선과 간선노선, 거점노선으로 분류했다. 현행 노선의 경우 버스에 타면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목적지에 갈 수 있지만, 개편 노선은 지선 노선과 간선 노선 환승체계로 구성했다.

지선 노선은 권역 내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단거리 노선으로 접근성을 중시했으며, 간선 노선은 지역간 주요 생활권을 연결해 이동성에 중심을 뒀다. 또 거점 노선 3개 노선을 도입, 주요 지점의 환승을 유도하고 우회 노선에 따른 운행 시간 단축으로 주민 편의를 노렸다.

이로인해 노선은 28개 줄고, 평균 배차간격도 145분에서 80분으로 단축시켰다. 운행 거리도 30㎞에서 26㎞로 줄었으며, 편도운행횟수는 1천798회에서 2천488회로 대폭 늘었다. 1대당 운행 횟수도 11회에서 16회로 늘었다.

용역회사 관계자는 "도심권역의 경우 24개 노선을 19개로 줄이고, 1일 평균 왕복횟수도 21회에서 27회로 증가하며, 운행 거리는 24㎞에서 22.6㎞로 감소한다"면서 "운행횟수 증가 및 통행구간 단축, 운행여건 개선으로 버스기사 피로 감소 및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편노선 7월 말부터 운행

이번 전면적 노선개편은 직선화와 환승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노선의 직선화를 목적으로 개편이 이뤄졌지만, 기존 주요 정차지점은 모두 통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환승은 과제이다. 용역사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2회 환승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읍면지역에서 가장 많이 찾는 도심권 목적지가 남부시장과 중앙시장"이라며 "환승을 통해 자주,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노선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원주시 관계자도 "기존에는 하차 태그 후 30분 내 1회 환승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재는 하차 태그 후 1시간 내 1회 환승이 가능하다"면서 "2회 환승 체제로 전환하면 중장거리 승객보다 이를 악용하는 승객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원주시가 각 버스회사에 보존해주는 지원금의 60% 이상이 카드 요금 할인 및 환승 보존금이며, 그 총액이 매년 30억원을 웃돈다. 만일 2회 환승 체제로 전환할 경우에는 보존금이 50억원대로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한 시민은 "노선개편을 통해 보다 많은 승객이 버스를 이용하고, 이를 통해 버스 운행이 안정적으로 되면 보존금이 줄어들게 되고, 보존금이 줄어들면 환승체제를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편, 원주시는 지난 주 권역별로 시내버스 노선개편 주민설명회를 진행했으며, 여기서 제기된 의견을 포함해 노선표 작업, 표지작업, 시간표 제작 등을 거쳐 7월 말 개편노선을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