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반곡동주민센터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 주민설명회 모습.

반곡관설동 구 봉대초교 부지에 특수학교가 설립될 예정인 가운데인근에 거주하는 봉대마을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반곡관설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는 봉대마을 주민과 특수교육대상자 학부모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관내 특수학교는 원주청원학교가 유일한데 당초 18학급으로 설립됐지만 특수교육대상자 증가로 현재는 44학급까지 늘어나 대표적인 과대·과밀학교가 됐다.

또 원주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특수교육대상자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특수교육대상자 학부모들은 지속적으로 특수학교 신설을 요구했고, 도교육청은 구 봉대초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신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봉대마을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 A 씨는 "특수교육대상자를 특수학교에 몰아넣기보다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증설해 일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구 봉대초교에 문화시설 등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을 설립하기를 주민들은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희사한 땅에 봉대초교를 건립했는데, 이제와서 학교 부지가 도교육청 소유라는 이유로 주민들 의견 청취 없이 특수학교를 세운다고 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청원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B 씨는 봉대마을 주민들 반대에 가슴이 찢어진다며 "지금 청원학교는 학생 수가 많아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뇌병변과 청각장애 등을 앓고있는 자녀가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하는데 자가용을 이용하면 30분도 안걸리는 거리를 1시간 30분이나 스쿨버스를 타고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반대에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문희 강원도의회 교육위원장도 "특수학교 신설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청원학교는 유치원, 초등으로 구성하고, 신설되는 특수학교를 고등, 전문과정으로 구성한 뒤 인근에 특수교육대상자들이 근무할 수 있는 공장 등을 유치하면 학교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봉대마을 주민 C 씨는 "만일 주민 동의 없이 공사가 진행된다면 학교 주변 토지가 모두 지역주민 토지인 만큼 길 없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송선호 도교육청 행정담당은 "주민 반대가 심한 만큼 이번 주민설명회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봉대마을 주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수학교 신설은 280억원을 투입해 구 봉대초교를 철거하고 지상3층, 연면적 1만1천576㎡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다. 유치원 1학급, 초등 8학급, 중·고등 각각 7학급, 전공 5학급 등 총 28학급 203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또한 목공, 세탁, 미용, 전자조립, 정보처리, 피아노조율, 제빵 등의 직업훈련실 14개를 설치한다.

도교육청은 내년 1월 공사를 발주해 2017년 9월 준공한 뒤 2018년 3월 개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