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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익·이화진 씨 "봉사가 우리 삶의 터닝포인트"
채권추심 시달리면서도 연탄배달·배식봉사 등 앞장
2015년 03월 23일 (월)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제주도 출신 실용조각가 양정익(47) 씨와 경남 출신인 이화진(47) 씨. 넉넉하진 않지만, 긍정의 힘을 믿으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부부의 이야기를 봉산동에 위치한 공방 '라기와 조형물세상'에서 들었다.

부부가 원주에 자리잡은 건 지난 2005년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며 지인 고향인 원주에 자리잡았지만 녹록치 않았다. 남편 양 씨는 "실내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지만 2년만에 접어야 했다"면서 "일감이 들어오지 않아 사무실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일을 해야할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요금 미납으로 전기와 가스 공급이 중단되고, 신용불량자가 돼 채권추심에 시달려야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부인 이 씨는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이 때부터 이 부부의 시크릿이 시작됐다.

양 씨는 "유명한 책인 '시크릿'처럼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연습을 했다"면서 "당시에는 남은 빚 다 갚고 편하게 작업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또한 양 씨는 당시 아내를 밖으로 내몰았다. 양 씨는 "여자는 살아가면서 누구누구 부인이거나 누구누구 엄마처럼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다"며 "집에만 있다보면 우울증이 심해지니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외부 활동을 하길 바랬다"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원주에서 부부는 생활이 어려워 여가를 즐기기도 어려웠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이웃의 권유로 한 복지시설에서 식사지원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것이 부부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양 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아내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한 뒤 다음달 또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정작 다음달 시설을 방문한 건 아내와 나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식사 봉사가 3년여간 지속됐다.

그 사이에 다른 봉사처가 생겼다. "연탄배달 봉사도 했는데, 정작 어려운 사람 발굴이 어려운지 주던 사람만 계속 주는 건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는 양 씨는 "아내가 직접 발굴하고 연탄 봉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상자 발굴은 어렵지 않았다. 연탄배달 기사들에게 연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알려달라고 했고, 이들의 추천을 받으면 부부가 연탄배달 봉사를 했다.

그 인연이 원주시유기견센터와 닿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양 씨 부부는 "당시에는 돈은 없어도 시간은 많았기 때문에 몸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예전만큼 활발한 봉사활동을 못하는 것 같다"고 미안해했다.

아내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알게 된 동호회 회장의 권유로 클레이 사격을 시작했다. 이 씨는 "응원석에서 사선을 바라보며, 선수자격으로 사선에 서보고 싶다고 소망했다"면서 "그 마음이 이어져 사격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보자들이 모인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도민체전 원주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고, 전국체전에 참가하고,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대회에도 참가했다. 이제 선수 자격으로 사선에 서게 된 아내는 "지금 받고 있는 훈련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사업에 실패했다가 재기하고 있는 평범한 부부의 이야기지만, 이 부부는 자신의 시크릿만 이루고자 노력하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해왔다. "봉사활동을 통해 준 것보다 받은 게 더 많아 미안하다"는 양 씨는 얼마 전 6년간의 채권추심을 마무리 짓고 밀린 빚을 다 갚았다.

양 씨는 "다음 시크릿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작은 정원이 있는 집에 작업장을 두고 나와 아내, 딸아이가 항상 웃고 사는 것이 지금 꾸고 있는 시크릿"이라고 말했다. 아내 이 씨는 "국가대표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지금의 시크릿"이라고 전했다.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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