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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한 노교수 과학영재 키운다
이창규 강원대 명예교수
2015년 03월 23일 (월)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 이창규 강원대 명예교수는 자택에 실험실을 만들어 부론초교 학생과 유치원생 등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부론초교 인근에 있는 고풍스러운 주택에 들어서면 '지혜탐구창고'와 '지혜탐구사랑방'이라는 팻말이 눈에 띤다. 이창규 강원대 명예교수가 지역 학생들을 위해 만든 실험실과 도서관이다.

지혜탐구창고는 창고처럼 보이지만 각종 실험기구와 학습도구가 가득한 과학 실험실이고, 지혜탐구사랑방은 70년 넘은 흙집을 개조해 만든 도서관으로 서적 2천여권이 빼곡하게 꽂혀있다.

강원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2년 8월 정년 퇴임한 이 교수는 고향인 부론으로 돌아와 그동안 꿈꿔왔던 실험실과 도서관을 만들었다. 이 교수가 태어난 집의 별채를 지혜탐구사랑방으로 개조했고, 시공업체에 요청해 실험실로 사용할 지혜탐구창고를 만들었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들만 가르쳤는데, 부론유치원에서도 과학실험을 부탁했다"면서 "오랜 기간 대학 교수로 재직했는데, 유치원생을 가르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소수정예로 가르치겠다는 신념에 따라 학생들은 4~5명이 1조로 과학 실험을 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지혜탐구사랑방에서 한글을 가르쳤다. 이 교수는 "유치원생들이 실험을 마치면서 내년에도 오고 싶다고 해 부론초교 저학년 실험반이 생겼다"면서 "올해는 초급 2개반, 중급반, 저학년반, 유치원생 등이 실험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실험실에 오면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실험을 진행한다. 기본 개념을 알아가는 실험부터, 꽃잎에서 색소를 추출하거나 추출한 색소에 산성과 염기성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을 한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는 수치개념이 부족한데, 이를 깨우치면서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면서 "1년 동안 20~30가지 실험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 모든 교육은 무료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지난 2002년부터 퇴임할 때까지 모교인 부론초교 학생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1박2일동안 자비로 춘천 견학을 시켜줬다.

이 교수의 '부론 사랑'은 어릴 때 고향 어른들의 도움을 받았던 은혜에 대한 보은 차원이다. "고향에 대한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이 교수는 "한국전쟁 때 피난 중 다리를 다쳐 장애를 갖게 됐는데, 살던 곳에서 부론초교까지 1.5㎞를 불편한 다리로 가다보면 동네 어르신들이 업어서 데려다 주시곤 했다"면서 "나중에 꼭 보답하리라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강원대에서 교수 제의가 왔을 때도, 고향인 강원도라는 이유로 귀국을 결정했다. 이 교수의 뜻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후원하는 부인 한인숙 교수(강원대 과학교육과)도 정년 퇴임 후 이 교수와 함께 지혜탐구창고와 지혜탐구사랑방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18일은 새학기가 시작된 부론초교 과학동아리 '물질이야기' 학생들이 첫 실험을 하는 날이었다. 다섯 개의 실험대 위에는 똑같은 플라스크와 비커가 놓여 있었다.

부론초교 류소영 교사는 "교수님께서 어려운 심화학습도 재미있고 유익하게 가르치고 현직에 계실 때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면서 "평소 학생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방과후 활동 외에 글쓰기 지도도 하신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부론초교 학생들이 지혜탐구창고 실험에 체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부론지역 외에서도 교육을 신청하면 수용할 예정이다.

타 시·군에서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이 교수의 제자들도 학생들을 데려와 실험을 하고자 해 타 지역 신청자를 위한 별도 커리큘럼을 구상중이다. 개별 신청을 원할 경우 이 교수의 홈페이지 지혜탐구창고 메뉴에 문의글을 남기면 된다.

▷홈페이지: http://cc.kangwon.ac.kr/~cklee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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