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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주촌과 원주인
"그들은 영원히 자랑스런 원주사람들"
2015년 03월 16일 (월) 김문덕 광복회 원주연합지회장 wonjutoday@hanmail.net
   

'국제시장'이란 영화를 보았다. 1950년 흥남부두 철수로 부산에 피난 나와 전쟁 통에 헤어진 아버지를 대신해야 했던 주인공은 고모가 운영하는 부산 국제시장의 수입 잡화점 '꽃분이네'서 일하다 남동생의 대학교 입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이역만리 독일에 광부로, 가족의 삶의 터전인 '꽃분이네' 가게를 지키기 위해 다시 베트남으로 건너가 기술 근로자로 일하게 되고, 이산가족찾기를 통해 잃어버린 막내 여동생을 찾는다는 스토리다.

가족을 위해 평생 희생을 하는 주인공 '덕수'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보고 나는 연변의 원주촌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가 만주라 부르던 중국 길림성 안도현에는 강원, 경상, 전북은 물론 김제, 김화, 고성 등 낯익은 행정지명들이 있다고 한다. 이들 지명은 1937년부터 일제의 조선인 집단이민 정책에 의해 강제 이주된 이민자들이 그들의 원적지 지명을 이민지의 행정지명으로 그대로 사용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지금은 소실되었지만 강원도 원주군 출신 이민자들의 집단이민촌인 원주촌도 있었다고 한다.

원주시가 발간한 원주촌의 성립과 변천 그리고 소멸 등을 다룬 연구논문을 보면 이들 집단이민촌은 일제가 1937년부터 식민지 조선의 농민들을 한 지역 또는 일정한 범위의 지역에 거주하던 동향인들을 중심으로 조직하여 이민지에 형성시킨 마을 명칭이다.

이들은 피와 땀으로 동토의 극한지역을 개척하고, 중국인과 일본인의 차별과 박대, 일제의 악랄한 수탈을 당하면서도 자신들의 고향산천을 그리는 절절한 마음과 떠나온 고향을 기억하기 위해 마을 명칭을 원주촌이라 지칭하고 원주인의 정체성을 지니고 생활하였다는 것이다.

수년 전 이들 원주촌 이주 1세대가 70년 만에 고향 원주를 다녀간 적이 있었다. 일제의 대륙침략 정책의 희생양으로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원주출신 집단이민자들로부터 얼어붙은 허허벌판 동토에 강제 이주되어 추위와 들짐승, 기근과 사투를 벌이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던 고난사를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졌었다.

그들은 지금도 고향을 잊지 않고 정체성을 유지하며 원주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눈물겨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원주촌은 마을 명칭도 바뀌었고, 또한 보다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원주인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단 한명의 원주인도 거주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중국 원주촌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으로만 남아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어차피 우리 모두가 존재를 까맣게 잊고 지낸 70여년의 세월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없어지기 전에 이제라도 우리는 중국 원주촌에 작은 표지석이라도 하나 세워, 수많은 아픔과 시련을 이겨내며 억척같이 살아온 그들에게 "당신들은 영원히 자랑스러운 원주사람"임을 모두에게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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