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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새출발을 응원하며…
2015년 03월 02일 (월) 고창영 문화도민운동협의회 사무총장 wonjutoday@hanmail.net
   

"선배님들 졸업식인데 학교 안가니?"
"강당 비좁다고 봉사점수 필요한 애들이랑 벌점 있는 애들만 가요.

정들었던 친구들과 교정과 선생님들과 헤어질 생각에 노래를 부르며 눈물바다를 이뤘던 옛날 졸업식 생각만 가지고 아이에게 질문했다가 머리가 띵하도록 한 대 맞는 소리를 들었던 몇 해 전 기억이 새롭다. 분명 이건 아닌데 영 마음이 개운치가 않았었다.

가정도 조직도 직장도 학교도 사람이 들고 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데 제대로 축복하고 축하하는 것을 하지 않다니, 정말로 교육적이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해마다 2월 초순이면 각급 학교 졸업식이 이어진다. 의례 졸업식하면 떠오른 풍경들이란 것이 누구누구의 축사와 격려사로 이어지는 말씀과 말씀의 세례들, 상 받고 장학금 받고 표창 받는 우수한 모범생들을 향해 다시 박수를 오래오래 치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순서들이다.

그런데 얼마 전 아주 감동적인 졸업식에 참여했다. 학교 체육관이 아직 공사 중이어서 치악체육관을 빌려 졸업식을 한다고 했다. 식장에 들어서자 졸업생들을 둘러싸고 스탠드를 가득 메우고 앉아 있는 까마득한 후배들의 노랫 소리가 들린다.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 졸업식인 것이다.

난타공연, 관악연주, 사제듀엣 등의 식전 공연은 한층 축제 분위기를 돋구고 있었다. '음~ 요즘 듣던 달라진 분위기의 졸업식이구나' 여기까지 생각하며 편하게 의자를 고쳐 앉을 즈음이었다.

졸업장 수여를 하는데 졸업생 모두가 무대 가운데에 차례로 올라 교장선생님께서 주는 졸업장을 받고 있었다. 아, 그런데 학생들은 시키지 않았는데도 교장선생님 옆에 서 계신 담임 선생님을 향해 넙죽넙죽 엎드려 절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차례차례 선생님께 절을 올리는 아이들을 보는 학부모들의 눈은 차츰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밤톨 같은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고만고만한 모습으로 중학교에 입학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코 밑에 거뭇거뭇 수염이 나는 제법 의젓한 청년이 되어 스승께 인사를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무대 위만 보느라 무대 아래 더 큰 감동이 있는 걸 늦게서야 알았다. 무대 밑 계단에는 교무선생님이 일일이 졸업장을 받아들고 내려오는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해 계셨고 그리고 그 뒤, 나는 이 분 때문에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

이 학생들을 3년 전 입학시켰던 호랭이 같던 목소리의 교장 선생님이 맨 아래 맨 뒷자리에 서서 축하한다고 악수를 하고 서 계셨던 것이다.

"내가 너희의 선배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초등학교 졸업반 까까머리들을 향해 그렇게 말씀 하셨었다. 입학생을 향해 선생님을 떠나 본인이 이 학교 선배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던 그 분은 앞으로 내가 여러분들의 모습을 졸업 때 지켜보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교장선생님이 아니 그 선배님이 약속을 지키며 졸업식 날 그 맨 뒷자리에 오셔서 일일이 손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었다.

고만고만한 의례적인 졸업식이 아닌 모든 졸업생을 주인공이 되게 하신 조성기 교장선생님. 그리고 3년 전 이 아이들을 입학 시켰던 심재룡 교장선생님, 오늘 이 두 분의 모습은 처음과 끝을 어찌 열고 매듭 짓는지를 몸소 모두에게 산교육으로 보여 주셨다. 전임자 없는 후임자 없음을 감동으로 보여주신 것이다.

'여러분의 꿈을 성적에 맞추지 말고 꿈이 성적을 이끌게 하라.'는 교육감님의 영상 축사가 가슴을 뛰게 한다. 끝이 아닌 시작인 졸업, 우리 귀한 미래의 주인공들의 새 출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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