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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으며 인생 2막 설계"
김래옥 교장, 41년 교직생활 마무리
2015년 02월 23일 (월)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
   

이달을 끝으로 41년 교직생활을 마무리 하게 된 김래옥(62) 신림초 교장이 신림면에서 농사를 지으며 인생 2막을 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혀 화제다. 이미 수년 동안 자신이 일구고 있는 땅과 숲을 근간으로 영농조합법인까지 구성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장은 신림면 신림리 싸리치 옛길 일대 농바우골이라 불리는 곳에 1만6천500여㎡ 부지를 마련하고 퇴임 후에는 농업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작년 12월 29일에는 신림면 주민, 지인 등 20여명과 함께 '영농조합법인 옛길'이라는 법인명으로 등록을 마치는 등 남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아내 박광춘(61) 횡성 유현초 교장도 명예퇴직, 김 교장과 뜻을 함께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퇴임 교장이 고향에 돌아가 농사를 짓겠다는 계획은 종종 전해들을 수 있었지만 김 교장처럼 퇴임을 앞둔 교장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영농조합을 구성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김 교장은 이곳에서 '놀며 배우는 숲 이야기'를 타이틀로 다양한 농업사업과 교육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직 눈에 띄는 시설은 없지만 향후 수년에 걸쳐 기반을 닦아 각종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관광농원이라는 테마 아래 체험농장, 산채농장 등을 운영하고 숲속 산책로와 놀이터, 야생화 단지, 도서관, 공연장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득을 창출하는 한편 교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주민 등을 대상으로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김 교장은 오래 전부터 퇴임 후 인생을 설계했다고 했다. 특히 지난 2006년 교장 승진(횡성 청일초) 이후부터 고민이 커졌다. 김 교장은 "교장 직위까지 올랐다는 것은 교사로서 목표를 모두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기뻤지만 10년 후 퇴직할 내 모습을 짐작해보니 걱정도 뒤따랐다"고 말했다.

교직생활 대부분을 농촌학교에서 보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늘 접하는 것이 논과 밭이었고, 주민들로부터 도시와는 다른 농촌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 김 교장은 여유롭고 조화로운 농촌 생활을 꿈꾸면서 수소문 끝에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해당 부지를 구입했다. 잡풀만 우성하던 땅에 직접 하우스를 짓고 밭을 일구면서 각종 농작물을 재배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난 2013년에는 신림초 학부형으로부터 중고 굴삭기를 구입했고, 이를 위해 면허까지 취득했다. 농촌에서 요긴한 이동수단인 트럭도 마련했고, 부지 내엔 아지트와도 같은 임시거처도 손수 지었다.

김 교장은 조만간 직접 흙집을 짓는 작업에 돌입해 도시생활을 청산할 계획이다. 땅을 사고 밭을 일구기 위해 구입한 집기류와 장비 등을 부담하기에는 사실 부담이 컸다. 앞으로 투입할 자금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결국 원하는 삶을 살게 됐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내가 그려왔던 꿈을 차근차근 실행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했고 퇴임 후 나의 인생 또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 지역주민과 어우러지며 농사지을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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