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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톡스, 해보실래요?
2015년 02월 09일 (월) 박윤미 강원도의원 wonjutoday@hanmail.net
   

며칠 전 서류 작성을 하는데 친정 엄마 전화번호를 쓰는 공란이 있었다. 순간 몇 번이더라? 바로 생각이 나지 않아 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확인하고서야 쓸 수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통화를 했던 친정 엄마인데도 생각이 나지 않다니….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도 몇 개 안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내 기억엔 휴대폰을 사용하기 전엔 적어도 수십 개의 전화번호를 줄줄 외우고 살았음이 분명한데 말이다.

어제 점심에 먹은 메뉴가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고, 끝까지 다 외우는 노래 가사도 이젠 별로 없다. 뭐지? 벌써 치매인가? 언제부터인가 모르는 것은 책을 통해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으로 해결하고 있다.

 나의 일정은 핸드폰에 저장돼 있고,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낯선 길을 찾을 수도 없다. 하루에도 몇차례씩 휴대폰을 통해 새로운 소식이나 연락을 확인한다.

스마트폰, 인터넷, SNS. 현대인의 일상을 표현하는 키워드들이다. 이 중에서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디지털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출퇴근시간은 물론이고 대화나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심지어 대중목욕탕에 핸드폰을 들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음성통화 제외)은 3시간 39분에 달했다는 조사가 있다.

모두들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한다는 결론이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면 중독 수준이 아닐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디지털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등장한 것이 디지털 디톡스다. 디톡스(detox)는 인체 유해 물질을 해독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디지털(digital)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detox)를 결합한 용어로, 디지털 홍수에서 벗어나 심신을 치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IT 회사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디지털 디톡스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보스턴대 졸업식 축사를 통해 "인생은 모니터 속에서 이뤄질 수 없다"며 "하루 한 시간만이라도 휴대폰과 컴퓨터를 끄고 사랑하는 이의 눈을 보며 대화하라"라고 강조했다.

2015년 을미년 새해에는 원주 시민들이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디지털의 독소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디지털 디톡스' 운동을 할 것을 제안한다.

디지털에 중독돼 있는 우리의 뇌와 일상을 한 시간만이라도 쉬게 하자. 과감하게 휴대폰과 모니터의 전원을 꺼버린 한 시간의 디지털 자유시간은 가족끼리의 오붓한 식사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그 어떤 잡음으로부터 방해 받지 않는 독서의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다. 일 년 동안 하루 한 시간 디지털 디톡스를 대신해 책을 읽는다면 엄청난 독서량과 지식을 습득할 것이다.

또한 휴대폰 없이 산책이나 등산을 한다면 주변의 새 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몸과 마음은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한 기분이 들기도 하겠지만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우리의 심신은 한결 평화로워지고 여유 있는 삶이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올해부터 하루 한 시간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하려고 한다. 줄기차게 울려대는 문자와 카톡을 비롯해 페이스북, 메일 알림음 그리고 의미 없는 전화로부터 한 시간 동안만이라도 나만의 자유를 누리려 한다.

사색과 여유를 찾아 함께 소통하고 자아를 키워가며 건강을 회복하는 '디지털 디톡스' 운동에 원주시민 모두가 함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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