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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윤 길터여행협동조합 이사장
2015년 02월 02일 (월)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필기구를 만드는 횡성의 한 공장. 이 공장의 신제품 개발연구소는 발자국 소리를 내는 것 조차 부끄러울 만큼 조용하다. 하지만 이 곳에는 누구보다 와일드하게 자전거를 타는 길터여행협동조합 이필윤(49) 이사장이 근무하고 있다.

그는 원래 여행을 즐기던 사람이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괜찮지만 단체로 가야하는 여행은 마지못해 따라가는 사람이었다.

"여행은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티격태격 하기 때문"이라는 그는 "항상 여행에 대한 꿈은 꾸고 있지만, 길터에 오기 전까지 그렇게 큰 감흥을 받은 여행은 없었다"고. 지금은 이사장을 맡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가 길터에 발을 들여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둘째 녀석이 참여하던 길터 여행프로그램의 학부형일 뿐이었다"는 그는 "길터 사람들과 인사만 하고 얼굴만 보던 사이에서 그냥 길터 여행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길터 앞까지만 다니던 그가 수개월만에 길터에 발을 들인 일화가 있었다. 부인의 권유로 원주에서 서울까지 가는 자전거 여행에 아들과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이다. 서울로 출발하는 그 날 아침, 평소 잘 아는 지인의 아이가 감기 때문에 밤새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이는 어릴적부터 건강이 좋지 못했던터라 여행가는 것을 만류했지만, 여행을 이끄는 길잡이들의 생각은 달랐었다. 그는 "당시 길잡이가 그 아이에게 학부모를 비롯한 모든 사람을 배제하고 본인에게 갈 수 있는지 물었다"면서 "그 아이는 가겠다고 답했고, 나는 지인에게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150㎞나 되는 긴 여정을 청소년들이 이틀간 자전거로 여행을 한다는 것이 걱정됐던 그에게 이 일화는 여행과 관련해 큰 감명을 받게 만들었다. 그는 "어른들이 주도해서 여행을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여행이라는 점이 놀라웠다"면서 "길터 길잡이들은 남다른 생각으로 아이들과 여행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자전거 여행이 고되지만 집에서 걱정할 아이들의 부모님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는 모습과 여행 기록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발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당시 자전거 여행으로 적극적으로 길터에 발을 들였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처럼 길터의 매력에 빠져 학부형에서 팬이 됐고, 이사장을 맡게 됐다. 금전적인 후원보다 몸으로 돕고 있다는 그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이사장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 덕에 동료 직원들은 여행을 다니는 그를 부러워했고, 그는 직원들에게 여행을 권유해 온 가족이 길터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길터여행협동조합은 길배움터라는 대안학교가 협동조합으로 변모한 것으로, 특히 올해는 여행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여행사업을 추진하며 기존 여행 중 선호도가 높은 국토 종주나 섬강여행, 금강여행과 더불어 새로운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초 캄보디아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를 다듬어 베트남 자전거 여행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여행협동조합이지만 참가비를 통해 여행을 진행하다보면 수익이 미미하거나 되려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수익 발생 구조를 만드는게 목표이다. 또한 원인동에 사는 그는 횡성에 위치한 직장까지 자전거 출퇴근하는게 목표라고 한다.

그는 "등산을 좋아하지만 무릎이 좋지 않아 장시간 산행이 어렵다"면서 "하지만 자전거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고, 자전거 여행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또 "자전거 여행은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볼 수 없는 풍경을 보는 것 외에도 사람을 얻는 기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전거 여행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마을회관 등을 빌리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많은 이들이 길터를 통해 여행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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