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치악산 드림랜드가 개장한 지 20년째 되는 해이다. 그러나 문을 닫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원도와의 계약기간이 올해 10월까지이기 때문이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놀이공원인 드림랜드는 1996년 개장 초기만 하더라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다양한 놀이기구를 운영했고, 동물원까지 보유한 드림랜드는 강원권은 물론 제천, 충주 등 인근지역까지도 입소문이 자자해 가족 단위 방문객과 소풍을 즐기러 온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적으로 방문객들이 줄어들고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상황은 급속도로 나빠졌다. 놀이기구는 멈췄고 전기세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 전기가 끊길 정도로 경영사정이 악화된 사례도 있었다. 또한 동물원 동물들에게 먹이조차 줄 형편이 못돼 동물보호단체가 먹이를 준 일도 있었다.

20여년간 어렵사리 명맥을 유지해온 드림랜드, 그런데 이제는 존치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드림랜드 20만4423㎡ 부지는 도유지로, 지난 20년간 기부체납 방식으로 드림랜드 측이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그러나 올해 10월 28일 계약기간이 만료돼 부지와 시설물은 강원도로 반환해야 한다. 6만5천여㎡ 부지에 조성한 치악산 드림랜드 유스호스텔은 2020년에 계약이 종료된다.

이에 발맞춰 강원도는 드림랜드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원도는 10월 계약만료일을 앞두고 이달 중 용역을 발주해 상반기 중 마무리 지은 뒤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워낙 부지 규모가 방대해 매각이 쉽지 않고 이미 여러 시설물들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드림랜드 부지에 관심을 가지고 접촉 중인 민간업자나 기업체 등이 전무한 상황이다. 드라마 세트장도 물망에 올랐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향후 용역 결과에 따라 드림랜드 부지 매각 또는 다른 활용방안을 제시하는 등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임시방편으로 드림랜드를 존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드림랜드 측은 10월 계약만료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강원도가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에는 계약을 연장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드림랜드 측은 스스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여러 대책을 강구해 드림랜드를 존치해 보겠다고 밝혔다.

드림랜드 관계자는 "드림랜드 명칭을 어메리칸 드림랜드로 바꿔 영어교육과 각종 체험을 테마로 한 공원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왔고, 글램핑장, 수영장 등이 좋은 반응을 얻는 등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낙후된 환경에 대해선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어떻게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테니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내에선 쇠퇴한 드림랜드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강수 도의원은 "드림랜드 부지는 강원도 재산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강원도민들의 재산인데 이와같이 대책 없이 방치되도록 내버려둔 강원도의 잘못이 크다"며 "현 상황을 직시하고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발상을 전환해 지역주민들이 부지 중 일부라도 직접 활용하도록 배려함으로서 다양한 활로를 개척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