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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홍규(93) 옹, 동현맨션 초대 주민자치회장
2015년 01월 12일 (월) 연영흠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원주에서 고층아파트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고층아파트 주민은 누구일까? 원주에서 오래 된 아파트에 입주한 뒤 아직까지 살고 있는 주민일 것이다.

일반적인 고층 아파트로 원주시 최초(실질적인 최초의 고층 아파트는 1983년 1월에 7층 185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상가로 완공된 치악맨션)로 알려진 동현맨션(명륜1동, 12층 188세대)이 완공된 1989년 8월 29일에 입주하여 현재까지 26년째 거주하고 있는 원홍규(93) 옹을 자택에서 만나 보았다.

원 옹은 1944년 횡성 서원초교를 시작으로 1988년에 이승복기념관장으로 퇴임하기까지 44년을 교단에서 헌신한 교육계의 원로이다. 이후 원주노인대학장, 운곡학회 이사, 원주제일신협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원주시민 교육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평생교육의 길을 실천하였다. 또한 원주시 아파트의 산증인이라는 사실까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원 옹은 1989년 동현맨션이 완공되었을 때 입주한 뒤 초대주민자치회 회장으로 10여년 이상을 봉사했고, 아파트가 속속 건설되어 원주시아파트자치회 연합회가 결성되자 다년간 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초창기에는 우리 아파트에 사는 것이 자부심이기도 했다"면서 "그때는 아파트 직원만 19명이었는데, 인건비 절감 등으로 6명으로 축소된 현실에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낀다"는 원 옹은 자신이 회장으로 재임하던 당시의 기록장을 보여주었다.

'경비 월급 22만5천원×14명=315만원' 등 옹의 필체로 정리 된 1989년 11월의 장부를 보면서 기자 역시 세월을 느꼈다. 초기 아파트의 기록이 담긴 이 장부는 동현맨션을 넘어서 원주 아파트의 역사가 아닌가 싶다.

원 옹은 아파트주민자치회장으로 재임할 당시 주민 화합과 투명한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한다. 재임 중에 매월 4쪽 분량의 소식지를 가정으로 배부했다. "각종 공지사항과 함께 공금의 출납 상황을 모두 공개했고, 부녀자들은 택시에 타면 반드시 뒷좌석에 타라는 사소한 내용도 실었다"고 한다. 원 옹은 "그 무렵 택시에서 불미한 일이 있었어요. 미리 조심하라고…. 주민들이 이웃의 젊은이들을 서로 자녀처럼 생각하던 시절"이라며 웃음을 짓는다.

예전엔 이곳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어떠시냐고 물으니 원 옹은 더 기쁘다고 했다. "우리 아파트가 나빠진 것이 아니라, 좋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서 지역이 상향평준화 된 것"이라면서, "화합과 협조 및 노인회와 부녀회의 활성화" 등 주민들에 대한 당부사항도 빼놓지 않는 옹에게서 이 시대에 필요한 참어른을 보는 듯했다.

연영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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