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셀프주유소가 지난 1일 영업을 개시했다.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주유할 수 있어 반기고 있지만 주유업계는 가격 출혈경쟁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이마트 셀프주유소는 이마트 야외주차장에 설치됐다. 한번에 8대가 동시 주유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는데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휘발유 1리터당 1천618원, 경유 1천418원이다.

같은날 원주시 평균 유류가격은 휘발유 1천663원, 경유 1천476이어서 각각 45원, 58원 저렴했으며 인근 주유소와는 휘발유를 기준으로 적게는 20원 많게는 110원까지 차이를 보였다.

저렴하게 유류를 공급할 수 있는 이유를 두고 주유업계는 영세 슈퍼마켓에 비해 이마트가 생필품 가격을 싸게 파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우선 부지가 이마트 자체 소유이기 때문에 부지 임대료를 유류가에 포함하는 일반 자영업자와는 사정이 다르고, 이마트 자체 브랜드로 운영되기 때문에 별도 홍보비가 필요 없다.

셀프주유를 통해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일반 주유소는 매주 한 번씩 정유사들과 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지만 이마트는 풍부한 자금력으로 다량 구매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이마트가 셀프주유소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지역 주유시장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이마트 측은 하루 평균 80대의 차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시간당 3.3대를 받는 셈인데 지금은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지 않지만 향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실제 주유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이마트 셀프주유소 개소소식에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영업사원 김모(35, 무실동) 씨는 "한 달 4~50만원 정도 주유하는데 이곳을 이용하면 1년에 10만원 정도는 아낄수 있을 것 같다"며 "어려운 경기에 기름값이라도 줄일 수 있어 반갑다"고 말했다.

반면 주유업계는 셀프주유소가 생기기 전에도 출혈경쟁으로 경영난이 심각했는데 이마트 때문에 더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치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에 등록된 주유소가 120개가 있고 출혈경쟁으로 110개 정도만 정상영업을 한다"는 임무천 (사)한국주유소협회 원주시지부장은 "주유소들은 유류원가, 인건비, 홍보비, 임대료, 세금 등을 제하고 리터당 70~80원 정도의 순이익을 취한다"며 "대기업 저가주유소가 들어오면 일반 주유소들은 가격경쟁에 휘말려 사람을 줄이거나 가져가는 이득이 줄어들고 더 심각해지면 휴·폐업사태가 속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주변 주유소들은 이마트 수준으로 조만간 가격을 조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주시지부는 지난해 이마트 내에 주유소가 들어서면 인근 남원주역세권과 더불어 이 일대 교통혼잡이 예상된다며 원주시에 주유소 영업허가를 거부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원주시는 이를 받아들였지만 이마트 측이 강원도에 행정심판을 제기해 결국 이마트 셀프주유소 입점을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