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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형이란 터무니 찾는 일
2014년 11월 17일 (월) 김병용 원주에코시티추진본부 공동대표 wonjutoday@hanmail.net
   

우리는 어떤 주장이나 설명에 근거가 희박할 때 '터무니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터의 무니란 무엇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정도의 해석이 존재한다.

첫째는 어떤 지점에 건물 등 시설이 있었던 흔적을 말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연의 무늬라고 하여 지세를 터무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터무니의 정의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전혀 근거가 없거나 얼토당토 않은 말이나 행동을 '터무니 없다'라고 한다는 점에서 터무니에는 무엇인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원주투데이 보도에 의하면 원주천에 조성한 생태수로 오염이 심각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여름 원주KBS의 보도에 의하면 영월 동강에 조성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러면 이들 시설이 생태형으로 만들어져 있음에도 오염이 심각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터무니없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생태형이란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것을 찾아내 더 좋게 가꾸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초에 없던 장소에 생태수로라고 하여 억지로 물길을 만들고 거기에 각종 수초와 인공시설을 보태었으니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임은 너무도 명백한 일이었다. 즉 터무니 없는 일을 한 것이다.

최근 단구동에코폴리스추진단(에코단)과 원주에코시티추진본부(에코본)에서는 원주시에 생태숲과 생태동산 조성을 제안했다.

생태숲은 원래 울창한숲이 있던 자리인데 부당한 개발로 인해 무단히 훼손된 숲을 복원하려는 계획이고, 생태동산은 원래 동산이 있던 자리인데 그 동산을 조금 더 가꾸어 주민들의 친교의 장으로 만들자는 계획이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터무니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숲과 동산의 명칭을 엄지숲과 엄지마당으로 정햇다. 우리는 작은 것을 이야기할 때 손가락만하다고 한다. 그리고 좋다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그리하여 엄지숲이란 작지만 좋은 숲, 엄지마당이란 작지만 좋은 마당이라는 의미가 된다.

또한 이 사업은 주민들이 기금을 모은 후 시와 협력하여 추진하는 사업이 될 것이다. 주민이 회비를 걷어 경비를 대고, 시에서는 큰 나무 심는 일을 지원하며, 일반 화초나 작은 나무들은 미리 그 종류와 심을 자리를 정해두고 시민공모를 통해 채워 나갈 계획이다.

그리하여 이번에 추진하는 엄지숲과 엄지마당 만들기 사업은 모든 시민이 한마음이 되어 원주시의 터무니를 찾는 최초의 사업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사회 간접자본 투자가 완성상태에 이르러 건설경기의 후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겪고 있다. 이에 따른 물가 하락과 디플레이션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 에코단과 에코본이 추진하는 사업은 참된 생태형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의 방향을 찾아 주고 생태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모멘텀(momentum)'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실패한 생태수로 조성사업을 좋은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는 사업계획을 입안할 때마다 터무니를 찾아내는 일을 먼저 하기 바란다.

가뜩이나 잡화점식 발전정책으로 인해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불필요한 지출로 인해 부채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전망도 불투명한 이 시점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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