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지난 7월 정기인사 때 교통행정과에 근무하던 김경섭 주무관을 타 부서로 발령냈다. 그런데 며칠 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원창묵 시장은 김 주무관을 교통행정과로 복귀시켰다.

김 주무관이 교통신호 연동체계의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그는 약 1년에 걸쳐 교차로 200여개의 교통신호 연동체계를 개편했다.(본보 1월 13일자 4면 보도) 과거에는 전문기관에 용역비 수억원을 지불하고 개편했으나 김 주무관이 이 업무를 맡으면서 연동체계를 연구해 개편한 것이었다.

원 시장은 김 주무관을 교통행정과로 복귀시키며 인사부서에 전문직위제 도입을 지시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를 전문직위로 지정하고, 장기간 재직하도록 하면서 경험을 축적시켜 전문관을 양성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따라 원주시는 내년 1월 전문관을 인사발령 내기 위해 지방공무원 인사규칙을 개정하는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전문직위제 도입은 도내 시·군 중 원주시가 처음으로 시행한다.

전문관은 공모를 통해 7급 일반직 중 49세 이하의 희망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전문관이 되면 3년간 전보가 제한된다. 원주시가 통상 2년 주기로 인사발령을 내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분야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장기 근무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관에 대한 인센티브는 1년을 초과해 근무할 경우 1개월마다 경력 가산점을 부여하며, 3년 미만은 3만원, 3∼5년 근무는 5만원 등 근무기간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한다.

원주시는 직위 40개를 전문직위제로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각 부서에서 신청을 접수한 결과 25개 직위가 응모됐다.

투자유치, 옻·한지사업, 교통신호체계, 교통영향평가, 원주푸드 육성, 공공택지 개발사업 등이 접수됐다. 원주시는 오는 6일 '전문직위 직무선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직위를 선정할 예정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 중 최신 지식이나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거나 업무환경 변화속도가 빠른 분야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직위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정한 보직을 장기적으로 맡게 될 경우 공직 부패나 유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원주시가 지난 2008년 전문직위제를 도입했다가 실패한 선례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