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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 인상의 문화경제학
2014년 10월 20일 (월) 임상오 상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정부는 최근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담배 값을 현재보다 1천500원에서 2천원 정도 올릴 계획을 발표하였다.

정부에 따르면, 담배 값을 현재보다 1천500원 올리면 가격인상에 따른 담배 수요량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연평균 3조6천억원의 세수증대효과가 있고, 2천원을 올리면 연평균 4조6천억원에 달하는 세수증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 현재 2천500원 짜리 담배 값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2천500원에는 제조원가와 유통마진이 950원이고, 나머지 62%(1천550원)는 담배소비세(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354원), 지방교육세(320원), 부가가치세(227원), 폐기물부담금(8원) 등의 명목으로 기초자치단체와 여러 중앙부처가 세금·부담금 명목으로 떼어간다. 작년 기준으로 담배세 부과로 거두어들이는 조세수입은 약 6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 중 금연을 위한 활동에는 어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을까? 놀랍게도 234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도대체 이 많은 예산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개인의 끽연활동에 세금의 형태로 개입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담배시장에는 수요의 법칙이 작동할게 될 것인가? 달리 말하면, 담배 값 인상이 끽연의 감소로 이어지게 할까? 마지막으로, 담배 값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은 누가 지게 될까?

경제학의 전통에서는 정부가 개인의 소비활동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소비자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본다. 어떤 개인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아무리 위험한 암벽등반을 하더라도 정부가 암벽등반활동에 세금을 부과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이 좋아서 하는 끽연활동에 대해 왜,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끽연가는 담배 소비가 자신과 이웃에게 초래할 직·간접적인 피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정보의 불완전성'에 따른 시장실패를 초래한다. 더구나, 담배 소비의 최대 피해자가 끽연가의 직계 가족이라는 것을 본인들은 알지 못한다. 담배소비세가 기초자치단체가 부과하는 지방세라는 점도 담배과세가 갖는 기능에 속한다. 지역주민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면 피울수록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담배소비세가 개인의 죄 된 습관에 대한 징벌 성격이 강한 세금(sin tax)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담배 값 인상을 통한 정부의 금연정책은 정책파급효과의 진단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우선적으로 지적되어야만 하는 것은 담배라는 재화가 갖는 소비의 특성이다.

담배는 아주 중독성이 강한 재화이다. 한번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금연은 쉽지 않다. 따라서 끽연가는 담배 값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그저 사재기로 대응할 뿐이다. 특히 담배소비가 저소득계층에 집중되면 담배 값 인상은 그 부담이 철저히 저소득계층에게 귀착되게 마련이다.

결국, 중독성을 가진 재화(담배)의 가격 인상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기 어렵고, 끽연가가 저소득계층일수록 담배 값 인상은 저소득계층의 경제적 부담만을 가중시킨다는 것을 경제학은 분명히 말한다. 만약 정부가 금연정책을 발표하며 시장법칙을 무시한 가격인상 조치만을 강조할 때, 부족한 정부의 세수를 저소득계층의 희생으로 조달하는 꼴이 될 것이다.

정부의 금연종합대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금연 활동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예산배분구조를 개혁하는 동시에 담배를 피우는 소비활동이 본인과 가족 및 사회 공동체에 초래할 엄청난 피해(죄, sin)를 스스로 성찰하게 하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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