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철망으로 막힌 정자가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지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문제의 정자는 다박골과 남부시장 사이인 남산고개길에 있다. 남산고개길과 탑두둑길을 이어주는 삼거리이기도 해서 통행량이 비교적 많은 이곳에 정자가 설치된 것은 주민들과 행인들의 쉼터로 삼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 정자의 난간을 철망으로 막은 이유는 무엇일까?

주변에 사는 50대 주부는 "주민들이 막으라고 했다"며 "학생들이 못된 짓을 해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또 다른 주민(50대 남성)은 "작년에는 정자 주변에서 청소년들이 배회하면서 음주와 흡연을 한 적이 많았고, 이것이 민원으로 들어간 것일 수도 있다"며 "작년부터 이런 상태"라고 말했다.

이렇게 막아 둘 바에야 정자를 왜 만들었을까? 혹시 주민의 지적처럼 청소년의 배회를 막기 위해서라면, 이곳을 잃은 그 청소년들은 지금 어디를 배회하고 있을까? 정자와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에 묻고 싶을 것이다. "막는 것만이 능사인가?"라고.

정자 옆은 원주국제걷기대회 둘째 날(10월 26일) 코스이기도 하다. 사방이 막힌 정자 옆을 지나면서 외지인과 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혹시 우리 사회의 불통을 상징하는 정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