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원주교육지원청 회의실에서 열린 학성초교 이전설립 설명회

지지부진한 학성초교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정치권이 보조를 맞춘다. 김기선 국회의원을 비롯해 시·도의원들은 지난 4일 원주교육지원청 회의실에서 열린 학성초교 이전설립 설명회에서 학성초교 이전 문제는 정치력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초당적인 대처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도교육청의 현황 설명과 추진대책은 기존에 알려진 것과 크게 변화가 없어 설명회장을 찾은 학부모들의 불만을 샀다. LH의 개발계획이 확정되기 전에는 투융자심사를 요청하기 어렵다던 기존 방침에서 선회해 내년 4월에는 교육부 투융자심사에 이전 계획을 상정하겠다는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마저도 적정 판정을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 하고 교육부 중앙투융자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시설공사 착공 및 이전 완료 시기는 LH의 태장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공사 착공시기에 따라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만 언급 했을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이전 지연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당초 태장국민임대주택단지 및 태장5지구 개발과 연계해 2017년 개교를 목표로 학성초교 이전을 계획했지만 이달 중 착공예정이었던 태장국민임대주택단지 사업이 사업성 부족으로 후순위로 밀려 올해 사업추진이 취소된 상황.

태장2지구 역시 세대수 등이 미정인 상태로 구체적인 사업시기는 불확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당초 문제해결 방법으로 거론됐던 원형지를 공급받아 선 부지 조성 후 정산하는 방안 역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LH에 문의결과 강원도교육청은 사업시행자가 될 수 없어 단지 내에서 독립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없고, 수도, 가스 등 기반 시설 전반과 연계한 단지 조성공사 특성상 LH가 조성공사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만 확인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태장국민임대주택단지의 경우 국토부에 승인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빠른 단지 조성을 위해 도시관리계획과 주택건설사업승인을 분리 추진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LH 본사에 확인한 결과 법률상 및 전례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무엇보다 현재 학교 이전 예정지가 용도상 학교부지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으로 학교부지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도시관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 승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 4월 교육부의 중앙투융자심사에 학성초교 이전을 조기 심사 의뢰할 예정이지만 투융자심사를 통과해도 LH의 착공 시기에 따라 학교 이전 시기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학성초교 운영위원회, 어머니회, 동문회, 태장1동주민자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학성초교 이전 설립 추진위원회는 "LH만 바라보고 8년을 기다렸는데 또 다시 무작정 기다리라는 것이 대안이냐"며 "우리 아이를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시키고 싶다는 부모들의 바람에 대해 도교육청은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도 대안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문희 도의회 교육위원장도 "도교육청이 책임을 면하기에 급급하다"며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선 국회의원은 "지난해 모든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줄 알았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LH와 국토부를 압박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법령 개정을 포함해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용정순 시의원도 "LH 강원지역본부는 본사와는 달리 자신들의 일거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뭐라도 해야하는 입장"이라며 "이제는 정책적 판단만 남은 상황으로 LH와 국토부를 압박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이 국회의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