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대회가 끝난 뒤 철거할 것을 권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주 지역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당초계획은 원주로 이축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문체부의 권고는 경기장을 원주로 이축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뒤 원주시는 즉각 경기장 재배치를 통해 아이스하키 경기는 원주에서 치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IOC와의 약속인 비드파일을 어기는 행위이기 때문에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비드파일에는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을 원주로 이축하는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원주로 이축하지 않는다면 IOC와의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된다.

원주시가 재배치를 요구한 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15일간 사용한 뒤 630억원을 들여 이전하는 건 명백한 세금낭비 행위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경기장 신축비용이 당초 1천79억원에서 실시설계 결과 1천295억원으로 216억원이 증가하자 경기장 이축비용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작년 5월 발표한 '국제스포츠행사 지원사업 평가보고서'에서 경기장의 지역간 배치계획을 조정하는 등 전면적인 사업계획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축비용 낭비 및 사후 운영관리가 우려됐기 때문이었다.

원주시는 재배치가 어렵다면 경기장은 강릉에 그대로 두고 대신 이축비용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원 시장은 지난 5월 학성동 정지뜰에 1천억원을 들여 호수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히며 조성비용 중 500억원은 경기장 이축비에서 지원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특히 정지뜰 호수공원 조성사업은 최문순 도지사의 선거공약이기도 하지만 강원도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기장을 원주로 이축하지 않겠다는 정부 방침이 흘러나오자 동계올림픽 배후도시인 원주를 아예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권고에 대해 강원도와 조직위에서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이축비용을 지원할 수 없다면 원안대로 경기장을 원주로 이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