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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저면 대덕1리 한기환 이장
소문난 효자이자 심부름꾼…마을에 보답코자 귀향
2014년 06월 23일 (월) 박성준 기자 synergyteam@naver.com
   

호저면 대덕1리 한기환(57) 이장은 오늘도 트럭을 몰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웃집을 방문하며 인사를 하고 모내기를 끝낸 논에 터진 둑은 없는지, 가뭄에 농작물 피해는 없는지 꼼꼼히 살핀 후 어머니 허영숙(91) 여사의 아침식사를 차린다.

슬레이트 지붕이 있는 집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식사를 마친 후 축사에서 소들에게 풀을 먹인다. 한 이장이 아침 일과를 정리할 때가 돼서야 이웃들은 논과 밭으로 향한다. 이웃들보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한 이장은 동네에서 소문난 효자이자 마을 심부름꾼이다.

한 이장은 유년시절 매우 불행한 추억을 갖고 있다. 아버지가 14살 때 돌아가시자 집안 가계는 급격히 기울었고, 다섯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됐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원주 시내로 향했다.

호저면에서 시내까지 자전거로 이삿짐을 꾸린 채 3번을 왕복하다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당시에는 논에 벼들이 자라고 있어도 나의 벼가 아니었고 나의 땅이 아니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선 도시로 향해야 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한 이장은 "막노동부터 시작해 허드렛일까지 그날의 끼니를 걱정하며 몸을 혹사시켰고, 오로지 살기위해 일했다"고 유년시절을 회상했다. 불우한 성장과정에서 가난이 어떤 삶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가슴속에 '성공하게 되면 나와 같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힘들 때마다 고향인 대덕1리 주민들은 큰 도움을 줬다. 현재 한 이장은 어엿한 두부공장 사장이 됐다. 하지만 유년시절 도움을 받았던 주민들의 은혜와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마을로 되돌아 왔다.

아내 김재숙(49) 씨는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원주 시내에 거주하고 있다. 그동안 한 이장은 소리소문 없이 많은 봉사를 했다. 성공회 원주나눔의 집, 심향영육아원, 마을 잔치 등에 물품을 후원했다. 10년 동안 이어진 봉사로 주민들에게 큰 칭찬을 받고 있다.

저녁이 되면 대덕1리 주민들은 한 이장의 집으로 모인다. 4평 남짓한 평상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마을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서로 친구가 되거나 부모가 되어 의지한다. 한 이장이 바쁜 일로 시내에 나가게 될 경우 주민들은 한 이장을 대신해 소들에게 풀을 먹이고 어머니 건강을 체크한다.

한 이장의 꿈은 남은 임기동안 마을까지 시내버스가 운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대덕1리는 35가구에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로 마을 출입로가 비좁아 시내버스가 들어오지 못한다.

한 이장은 "가난을 경험했기에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조금씩 나누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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