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초 개장한 행구수변공원에는 매일 수백명의 시민이 몰리고 있다. 원주에서 가족 단위로 놀러갈 만한 장소가 워낙 없었던 데다 치악산의 청정 계곡수를 낙차를 이용해 끌어와 운영하는 물놀이 시설과 저수지 위에 약 200m에 걸쳐 조성한 데크로드 및 대형 파라솔 등이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장하자마자 이용하는 시민들의 시민의식 부재로 눈살을 찌프리게 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를 그대로 두고 가고, 화장실 이용이 꺼려질 정도로 더럽게 사용하는 등 행락철 유원지에서 볼 수 있는 몰상식한 행동이 도심 공원에서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자기 집이라면 이렇게 사용할까? 원주의 시민의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범죄학 이론이 있다. 건물 주인이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게 되면 점차 절도, 강도 등 강력범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기초질서 위반자가 나중에 중범죄를 저지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부모가 공원에서 쓰레기를 몰래 버리면 자녀들도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범법행위를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같은 기초질서 위반이 행구수변공원에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도심 공원은 물론 여름철 다리 밑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여지없이 이같은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오죽하면 원주시에서 '폐기물관리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해 생활쓰레기는 반드시 일몰 후부터 새벽4시 사이에 본인 집 앞이나 본인 상가 앞에 배출하도록 제도화 했겠는가? 또한 환경정비원 29명을 채용해 무단투기를 집중 단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율적으로 시민의식에 맡겨뒀다가는 도시 전체가 쓰레기장처럼 더럽혀질 수 있다는 판단에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행구수변공원의 주인은 원주시가 아니라 원주시민이다. 그런데 주인이 깨진 유리창을 서둘러 보수하기는커녕 멀쩡한 유리창마저 깨고 있는 행태는 부끄러운 원주시민의 민낯을 만천하에 노출하는 것이다.

쓰레기 수거, 화장실 청소비용은 물론 무단투기 적발을 위해 고용한 환경미화원 월급도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면서 나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에 원주투데이는 공공질서 회복을 위해 시민의식 실종현장을 고발하는 뉴스를 연중 보도할 예정이다. 일부 그릇된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입는 일을 막고, 원주의 꿈나무들을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종된 시민의식을 바로잡는 일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간다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당장은 CCTV를 설치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시 엄청난 과태료를 부과해 얌체행동의 댓가를 지불토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