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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음소리, 전통시장 살린다
2014년 05월 05일 (월) 윤보현 한지로 그리는 세상 대표 wonjutoday@hanmail.net
   

대낮에도 어둠침침하고 시민들의 발길이 뜸한 원주중앙시장 2층에서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뛰어 다니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올 봄부터 원주문화재단에서 시작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업에 참가하는 아이들이다.

지난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원주문화재단과 함께 '한지로 그리는 세상'이 한지공예프로그램을 전통시장에 마련된 교실에서 진행하게 됐다.

어린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우려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침체된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취지를 이해해 주셨고 아이들도 처음엔 어두침침하고 쾌쾌한 냄새가 나는 시장을 어색해 했지만 미로같은 시장 구조에 금방 적응해 놀이터 삼아 숨바꼭질도 하고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한지공예 수업이지만 아이들에게 만들기만을 고집할 수는 없어, 공예품 만들기와 한지를 이용한 제기, 바람개비 등을 만들어 아이들이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중앙시장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작가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해 시장 한 켠에 설치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다.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자신들의 작품이 바로 시장안에 전시되는 것에 대해 좀 더 큰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끼는 듯 했으며 상인들도 시장 곳곳을 누비는 아이들에게서 활기를 느낄 수 있다며 즐거워 했다.

시장엔 아이든 어른이든 사람이 북적거려야 하는 곳이다. 어떤 목적으로든 시장을 찾는 사람이 없으면 시장은 점점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장사를 하는 분들도 힘이 없어진다. 아이들은 그저 바라만보고 있어도 힘이 나는 존재이다. 팔딱거리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시장 상인들은 사람사는 곳 같다며 자신의 손자 손녀인양 예뻐해 주신다. 이렇듯 시장 안에서의 수업은 단순히 공예품을 만드는 공작시간으로만 지나가지 않는다.

요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문화의 거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것을 수용하고 즐겨야할 시민과 상인과의 보편 타당한 소통이 아닐까 싶다. 신명나는 공연을 하는것도 아니고 아이들은 그저 공작시간에 웃고 떠들며 즐길 뿐이다.

강의실 밖으로 흘러나오는 그 아이들의 목소리가 잠들어 있는 어둡고 침체된 공간을 활기차게 만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그대로 상인들과 바로 공감하고 소통된다. 이것이 전통시장 안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하는 가장 큰 소득은 아닐까 싶다.

공간을 밝고 생기있게 만드는 것은 환하고 예쁜 그림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음악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만큼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아침에 수업을 받기 위해 엄마·아빠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이 오후에 수업이 끝나면 다시 부모님과 시장을 돌며 이것저것 물건을 사기도 하고 간식을 사먹기도 한다.

큰 기대보다는 약간의 우려와 함께 시작한 전통시장에서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아이들에게 시장에서의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예전에 우리세대가 학창시절에 만들었던 추억을 지금 어린아이들이 다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통시장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장소로 인식된다면 아이들이 자라서도 전통시장을 친근하게 여기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멀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의 아이들은 불편함을 모른다. 불편함을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참지 못하기도 한다. 어둡고 냄새나는 조금은 불편한 공간을 아이들은 금새 그 특유의 발랄함으로 경쾌하고 재미난 공간으로 만들어 낸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전통시장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게임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만들기도 하고, 글도 쓰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전통시장이 불편한 곳이라서 멀리하고 싶은 공간이 아니라 재미나게 놀이를 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되어졌으면 한다. 이 또한 전통시장을 다시 살리는 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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