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골목마다 흔하고 흔한 곳이 횟집이지만 내 맘에 꼭 드는 횟집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푸짐하다 싶으면 횟감이 별로 싱싱해 보이지 않고, 보기 좋게 잘 담아내는가 싶으면 보잘것 없는 양에 본전생각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단구동 '알아서 회(대표: 정원일)'는 실속과 신뢰를 무기로 원주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 횟집을 드나드는 단골들은 이곳을 "맛, 가격, 양, 사람에서 모두 포만감을 얻을 수 있는 집이다"라고 추켜세운다.

이 횟집의 장점은 자연산회를 코스 요리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횟집에서는 다양한 회를 모둠으로 내지만 알아서 회는 코스별로 회가 나온다.

갈치회는 제주도에서 공수해 오는데 당일 잡아 올린 갈치를 원주공항에서 받는다. 갈치를 제외한 횟감은 새벽 경북 울진 후포에서 선별한다.

육감이 좋고 신선한 회를 고르기 위해 수많은 경매 입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곤 한다. 정 대표는 "싱싱한 회를 공수하기 위해 4시간씩 걸려 후포까지 직접 간다"며 "이는 고객에게 최고의 회를 제공하기 위한 고객과의 약속이다"라고 말했다.

회는 제철에 나는 회만을 제공하며 어종도 12가지 이상으로 풍부하다. 보통 여섯 접시가 한 코스로 나오는데 회 종류마다 담는 그릇도 다르다. 이는 회의 맛과 감촉, 신선도에 따라 그릇도 바뀌어야 한다는 정 대표만의 철학에서 비롯된다.

정 대표는 회를 직접 손질한다. 회집경력만 무려 30년이다. 회를 뜰 때 회칼의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회칼 관리와 고기가 담긴 수족관 관리까지 꼼꼼하고 철저하게 신경을 쓴다.

정 대표는 제주도에서부터 주문진까지 동해안을 따라 횟집을 운영해 왔다. 5년 전 원주에 자리를 잡았고, 다른 상호로 횟집을 운영하다 개성 있고 독특한 횟집을 운영하기 위해 상호를 변경했다.

원주는 산간내륙지방으로 바다에서 공수되는 싱싱한 회, 그것도 자연산 회를 쉽게 접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코스요리이지만 적당한 가격으로 단골고객을 늘렸다.

지금은 전화예약을 하지 않으면 저녁에는 발걸음을 돌려야만 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다. 10가지 이상의 밑반찬이 제공되고 회를 먹은 후 매운탕에 소주 한잔 하면 금상첨화다. 2인은 8만원, 4인은 10만~12만원의 코스요리를 주문하면 적당하다.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은 휴무로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만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다. 좌석은 60명 정도 수용가능하며 오전11시부터 밤11시까지 영업한다. 봄 철 입맛을 돋우는 회로 원기를 회복하자. ▷문의: 761-9989(알아서 회)

박성준 기자
po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