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 빠진 20대 아버지가 28개월짜리 아들을 방치해 굶겨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무직인 아버지는 2~3일에 한 번씩 집에 들러 아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다시 PC방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해왔다. 이 비정한 아버지는 아이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도 베란다에 35일 동안 방치하다가 비닐가방에 넣어 동네 주택 구석에 내다 버렸다. 일정한 직업도 없이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철부지 아버지가 게임중독에 빠져 낳은 비극이다.

게임중독이 살인까지 부른 사건은 이미 수차례 있었다. 2010년 2월에는 PC방에서 닷새 동안 게임에 몰두하던 30대 남성이 사망했고, 같은 해 3월에는 40대 부부가 매일 12시간씩 인터넷게임에 빠져 3개월 신생아 딸에게 하루 1번만 분유를 주고 방치하여 딸을 굶겨 죽인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게임 예찬론자들은, 최근 우리나라 게임 수출액은 K-POP으로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음악 산업 수출액의 11배를 웃돌아 게임시장 규모는 9조7천525억 원으로 수출 효자 종목임을 강조했다.

또한 언론에서 마치 게임이 사람을 죽인 것 마냥 보도하는 것은 사건을 가장 쉽고, 빠르게 설명할 수 있는 손쉬운 용의자가 바로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악역은 게임이 맡지 않아도 좋으며, 게임을 대체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도 사회의 악역을 담당할 수 있다. 게임은 그저 이런 올가미에 '재수 없게' 걸려들었을 뿐이라고 억울해 한다.

물론 언론이 편파적으로 반응한 것도, 게임의 산업적인 성과를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게임중독은 분명 심각한 사회 병리현상이다. 201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게임 중독이 의심되는 청소년이 전체의 1.9%에 이를 뿐만 아니라, 중독유발 물질 및 행위에 신체적,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게임중독자가 333만 명으로 추정된다. 향후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 게임 중독에 빠지는 인구가 더 많아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임에 몰입되면 현실생활 적응뿐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에도 무뎌지고 귀찮아질 수 있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부성애와 모성애마저 무디게 해 왜곡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게임중독도 문제지만 부모의 역할 파괴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양육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발생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이젠 게임중독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이 있어야 한다. 경제적인 이해를 떠나 온라인 게임이 엄연한 중독관리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하루속히 최소한의 법규라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 2011년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가 국회를 통과했다. 청소년의 권리를 박탈하는 법안이 당당히 법으로 명시된 것이다.

2013년 봄에는 신의진 의원이 이른바 '게임 중독법'을 국회에 발의했고 올 6월 임시국회에서는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법에 한 가지 추가하여, 강원랜드 카지노는 월 15일 이상 출입을 금하는 출입제한을 시행하고 있기에, 24시간 이상 PC방을 연속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것을 제안해본다.

오랜 시간 이용한 후유증으로 사건이 생기면 CCTV를 확인하여 업주에게도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다. 물론 그런 규정이 생기면 다른 곳으로 옮겨 게임을 계속할 수도 있지만 게이머의 특성상 자리를 옮겨서 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또한 옮긴다 하더라도 옮기면서 바깥을 한번 보면 인간은 충분히 옮기기 전보다는 아무래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우리 어릴 적엔 만화방 주인이 어둑어둑해지거나 저녁시간이 되면 집으로 가라고 다그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