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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들·딸 얻었다
2014년 04월 21일 (월) 이혜림 wonjutoday@hanmail.net
   

'대한민국에 오로지 5명밖에 없는 직업! 대학입시지원관!'  

대학 입시에 관한 특강 때 필자가 흔히 쓰는 문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입시지원관은 강원 학생들이 공교육시스템 하에서 대학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강원도교육청에서 전국 최초로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용단계에서부터 대입지원전략 수립, 자기소개서나 면접 컨설팅 등이 가능하도록 입학사정관 등 대입 경험이 있는 자들로만 한정하였고, 마침내 5명의 대학입시지원관이 탄생했다.

현재 춘천, 원주, 강릉, 삼척, 속초 교육문화관에 1명씩 배치되어 2013년 7월부터 활동하고 있으며, 필자는 10개월째 원주권역을 담당하고 있다.

대부분 대학입시지원관은 강원도에 연고가 없다. 특히 필자는 고향도, 친정도, 시댁도 강원도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교육문화관 안에서 모두들 식구처럼 살갑게 챙겨주신 덕에 원주가 금세 낯설지 않게 되었다.

특히 이 원주를 더욱 고향처럼 편하게 느끼게 된 데에는 대입 상담을 받으러 방문한 학생, 학부모님들 덕이 크다.

무료로 상담해줘 고맙다고 혹은 고생한다며 어머님, 할머님들이 빵이나 포도즙, 막 뽑은 가래떡, 따뜻한 토스트, 과일과 같은 간식거리를 챙겨주셔서 마치 이웃이 건네주는 것 같은 친근한 느낌을 받기도 했고, 특히 상담받으러 오는 학생들은 본인 진로문제, 친구문제, 가정문제 등을 조곤조곤 이야기하기도 해 정말 친동생이나 친조카 같다고 느낀 적이 다반사다.

원주에 배치된 지 얼마 안 된 8~9월, 대학 수시 상담이 몰려 밤 11시까지 상담하는 일이 잦아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었다. 그래도 그런 친동생, 친조카 같은 학생들이 자기 꿈을 설명하면서 그걸 실현하기 위해 대학을 가겠다며 도와달라는 모습은 휴무에 쉬는 게 미안하기까지 했다.

지원학과를 선정하고자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학교생활기록부와 같은 서류들을 살펴보며 고등학교 3년간의 생활을 가늠해보기도 하며, 지원대학과 전형을 추려 원서를 접수하게 하고,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해주며 2014학년도 대학입학 전형을 대학 밖에서 그들과 함께 치렀다.

합격했다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찾아온 학생, 혹은 떨어졌다며 속상한 마음을 함께 나누고 다른 대학을 준비하기 위해 찾아온 학생…. 필자는 그렇게 학생들과 함께 원서접수 전부터 합격자 발표 후까지 함께 하는 동안 '대학입시지원관은 도와주는 사람이 아닌, 같이 준비하는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필자는 원주에 배치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임신했었지만 원서접수기간에 누적된 피로로 아이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병원에서 아이가 잘못되었으니 수술하자는 최후 통보를 받고 병원 앞 사거리에서 대성통곡을 하던 필자는 대입원서접수 때문에 미룰 수 없었던 오후 상담을 위해 사무실로 돌아왔다.

한 명 두 명 상담하면서 나도 모르게 이 친구들 이야기에 웃으며 상담을 하고 있었다. 비록 그날 나는 아이를 잃었지만, 그래도 이 씩씩하고 밝은 아들, 딸들을 얻은 느낌이었다.

필자는 올해 또 새로운 아들, 딸들과 함께 그들이 꾸고 있는 그 꿈이 현실로 그들 앞에 나타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할 것이다. 원주라는 새로운 고향에서 새로운 아들, 딸들과 함께 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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