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과 체결한 상생협약이 사업조정 주체가 사라지면서 약속 이행이 흐지부지 되자 소상공인단체들이 상생협약에 대한 권리 위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2011년과 2012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원주에 입점하자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은 이들과 상생협의를 진행했다. 대형마트로부터 약 17억5천만원의 상생기금을 받았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지역상품 특화존(이하 지역특화존)을 만들어 지역 소상공인 상품의 대형마트 입점을 도와주기로 했다.

지역특화존은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 내 단위사업체이자, 대형마트 상생기금을 투입해 설립한 청정강원푸드(주)를 통해 입점하기로 했다. 그런데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 청산 이후 청정강원푸드(주)도 경영난에 빠져 지역특화존 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청정강원푸드(주) 관계자는 "롯데마트에 지역특화존을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사원을 포함한 인건비,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적자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 상태에서 홈플러스 지역특화존을 가동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자 소상공인 단체들은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에 물건을 납품할 수 있는 권한을 대표 소상공인 단체에게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소상공인 지원단체 관계자는 "홈플러스 지역특화존 자리는 비어있는 상태이고, 롯데마트 지역특화존은 원주 물건이 아닌 다른 지역 상품들로 채워져 있다"며 "지역특화존을 전혀 활용할 수 없어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B단체 관계자도 "여건이 안 되면 다른 단체에 권리나 권한을 이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지원단체들은 대형마트 측에 "소상공인들을 위해 상생협약을 체결한 만큼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특화존 활용을 거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생협약을 체결할 때 청정강원푸드를 통해 물건을 받기로 해 청정강원푸드에서 사업계획을 보내지 않으면 비워둘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정강원푸드(주)는 지역특화존에 대한 권리·권한 위임이 어렵다고 밝혔다. 청정강원푸드(주) 대표는 "지역특화존을 포기하거나 이에 대한 권한을 타 단체에 위임하면 상생협약이 파기돼 지역상품 입점이 불가능해진다"며 "대형마트 측에서 이를 허락해도 청정강원푸드에 투자한 주주들의 지분 관계로 상황이 복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