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로 사람이 몰려온다. 원주시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원주시에 등록된 인구는 32만5천명이다. 이러한 수치는 강원도청이 있는 춘천시보다 5만 명이 많고, 동계올림픽으로 특수를 한창 누리는 강릉시보다 약 10만 명이 많다. 원주는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강원도를 리드하는 도시가 되었고, 이제 원주의 과제라면 양적 성장에 걸 맞는 도시의 '품격과 환경'을 갖추는 것이다.

원주에는 또 다른 희소식이 있다. 창조인력이 몰려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지금까지 서울에 있던 13개에 달하는 공공기관들이 우리 지역(반곡동에 위치한 원주혁신도시)으로 이전해오고 있다. 이전이 완료되면, 4천555명에 달하는 이전 공공기관의 임직원을 포함하여 약 3만1천명에 달하는 인구가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원주혁신도시가 장밋빛 미래 전망을 전하는 것만은 아니다. 강원도가 최근 발간한 '강원원주혁신도시 클러스터 구축계획'에 따르면, 수도권에 위치한 관련 기업들의 원주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설문 대상 기업들 중 75.4%가 공공기관들의 원주 이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밖의 결과다. 이러한 결과는 부분적으로 설문을 실시한 시점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향후 이전하는 공공기관 및 그 성격에 대한 보다 적극적 홍보의 필요성을 요청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13개에 달하는 공공기관들은 어떤 성격을 갖추고 있을까? 동 보고서에서는 다음의 네 가지 기능군으로 분류한다. 관광기능군(한국관광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건강·생명기능군(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적십자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자원개발기능군(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광해관리공단), 공공서비스 기능군(도로교통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산림항공본부) 등이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하면 지역으로 몰려오는 창조인력의 정착을 돕는 동시에 이전하는 공공기관 관련 기업들을 유치하여 지역산업의 발전과 고용창출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창조인력이 원하는 산업적·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창조환경(creative milieu)의 조성이다.

지금도 강원도와 교육청 및 원주시 등은 공동으로 이전공공기관 지원계획 체크리스트를 마련하여 혁신도시의 정착과 발전을 위한 서비스 지원기능에 대비하고 있으며, 특히 교육여건 조성에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그러나 창조환경의 조성이라는 관점에서는 고민할 대목이 눈에 띤다.

원주는 생명존중의 사상(고유가치)을 가지면서도 개방적 도시라는 점을 충분히 알리고 있는가? 보다 모험적 여가활동을 선호하는 창조인력의 성향에 부합하는 여가 인프라가 마련되고 있는가? 집도 아니고, 일터도 아닌, 제3의 지역- 커피숍, 서점, 카페 등 -을 선호하는 창조인력의 생활양식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돕는 인프라가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가? 단적으로 말하면, 주민 일반을 위한 환경의 조성과 차별화된 인프라가 준비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원주혁신도시의 성공을 위해서는 원주시와 함께 강원도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공공기관의 이전 및 정착을 돕고, 지역의 산·학·연 네트워킹을 통한 혁신을 창출하고, 이러한 혁신이 강원도 지역 전체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혁신도시 비즈니스 센터'의 정비가 시급하다. 앞의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도는 '혁신도시 비즈니스 센터'의 축소(당초 계획의 1/2)를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타 혁신도시 비즈니스 센터에 비해, 1/2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이 강원도 지역에 적합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강원도의 결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