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희(58) 원주여성문학인회 회장은 넘치는 에너지로 지역에서 종횡무진 봉사하고 글을 쓰는 '열혈 아줌마'로 소문났다. 그녀에겐 '시인' '봉사자' '회장님' '선생님'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만큼 활동 폭이 넓다는 것이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주여성문학인회에선 여성 문인들을 이끌고 시화전, 다문화백일장, 시낭송회 등을 진행하며 2012년에는 원주여성문학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종이접기 봉사단체인 종이접기사랑회 회장으로서 요양원, 경로당, 복지시설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대학 5·6대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법인이사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에 따뜻한 손길을 뻗치고 있다.

또 관심이 필요한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일도 한다. 원주교도소 교정위원으로서 수용자들의 인성 함양과 출소 후 사회적응에 도움이 되도록 국화전시회, 시화전, 시창작 활동 등을 이끌었다. 한국청소년보호연맹 강원연맹 부연맹장도 맡고 있는데 청소년들의 탈선 방지를 위한 유해환경감시활동과 청소년 심리상담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원주생활공감정책모니터단 대표, 한국주부교실 원주지부 부지부장, 원주시홍보위원회 홍보위원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활동이 재능기부인데다 전업주부로서 이렇다 할 소득도 없지만 홍 회장은 자신의 일을 멈추지 않는다. 하루가 어찌 흘러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면서도 힘든 내색 하나 없다. 특유의 강직해 보이는 외모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홍 회장은 "너무 많은 활동 때문인지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일들을 통해 활력을 얻고 지역사회가 밝아지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껴 오히려 더 많은 일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 변갑연(61·건설업 종사) 씨와 세 자녀의 든든한 응원 덕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홍 회장은 "남편과 자식들이 내가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이야기하고 지지해준 덕분에 즐거운 일을 찾아 나서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홍 회장은 늘 당당하고 활력이 넘쳐보이지만 그녀에게도 응어리가 있다. 치매에 걸린 친정 어머니 장향죽(83) 여사이다. 어머니는 2007년부터 가족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색이 짙어졌으며 2011년까지 홍 회장이 자신의 집에서 병환을 살피다가 더 나은 환경에서 치료 받게하기 위해 요양원 으로 모셨다.

홍 회장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연민을 담은 시를 모아 오는 5월 '치매를 배우는 엄마'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시화전)을 연다. 홍 회장은 지난 2008년 어머니의 삶을 담은 시집 '과수원집 딸'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곧 다가올 전시회 타이틀과 동일한 작품명으로 원주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효심이 가득한 인물로 주변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박동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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