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개혁이 수도권만 호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비수도권 구분 없이 규제를 푼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규제가 풀리면 여건이 좋은 수도권에 기업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비수도권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모임인 지역균형발전협의체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 규제완화정책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는데 현 정부의 규제완화정책이 사실상 수도권 규제완화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는 현재까지 정부가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 191개 중 23.6%인 45개 분야가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도시첨단산업단지 활성화 ▷도시첨단산업단지 확대 ▷산업단지 내 공장 증설 지원 ▷산업단지 수급관리 강화 ▷계획관리지역 내 건폐율·용적률 완화 ▷개발제한구역 내 공장 증측 규제완화 ▷폐수 배출이 적은 도시형 공장 입지규제 완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개선 ▷특정수질유해물질 규제도입 이전 입주공장 구제수단 마련 등이다.

게다가 정부는 최근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 내 용도제한 등의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해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사업이 지방보다는 수도권에 적용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수도권개발제한의 최소장치였던 그린벨트가 풀리고 도시첨단산업단지 활성화 정책이 가동되면 기업 입장에선 지방에 각종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하더라도 투자여건이 좋은 수도권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료기기산업 관계자는 "기업도시, 국가산단을 비롯해 원주에 대규모 산단을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유치기업 대상은 한정적일 것"이라며 "수도권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원주 입장에서는 굵직굵직한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원도도 정부수도권규제완화정책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강원발전연구원 연구과제 수행, 비수도권 지역 연계 등 다양한 대응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이 쉽지가 않다는 점에서 정부가 지역을 배려한 규제완화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