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이라는 말만으로도 가슴 콩닥거리는 봄이다.

동화 속 카페 '소풍(대표: 정차숙)'의 널찍한 마당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한갓진 오후, 테라스에 자리 잡고 앉으니 살랑 살랑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가게 옆 과수원에는 매실나무와 복숭아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과수원 주변에 냉이, 민들레, 쑥 등 봄나물이 파릇하게 돋아났다.

소풍 가는 마음으로 행구동 길카페로 접어들어 천천히 올라가다보면 왼쪽에 연두색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재잘되는 아이들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이곳은 봄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되살아난다. 칙칙한 실내에서 벗어나고픈 사람들이 하나둘 길 카페로 모여들면서 '소풍'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자연을 즐긴다.

정 대표는 "지난 겨울 동안 할인가에 팔아왔던 돈까스를 갑자기 정상가격으로 받기가 민망하다"며 "4월 말까지 그냥 5천원 가격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웃는다. 여러 가지 메뉴 중에서도 돈까스나 스파게티를 찾는 손님이 많다. 잘 익은 살구와 복분자 등을 발효·숙성시켜 만든 소스를 사용해 돈가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고소한 크림 맛이 인상적인 해물크림스파게티에는 파프리카나 브로콜리에 해물이 어우러져 감칠맛에 신선함이 가미됐다.

연인이나 친구끼리 이곳을 찾기도 하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아이들, 가족단위로 참가할 수 있는 체험 행사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이곳의 자랑이다.

3월부터 5월까지는 1일 농부체험으로 봄꽃을 심거나, 팥 앙금을 넣은 찐빵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한지공예, 손수건 천연염색, 쿠기, 빼빼로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고, 제기차기나 투호 놀이, 그네타기와 같은 민속놀이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철엔 감자를 캐거나 옥수수 따기와 같은 농부체험과 함께 시원한 팥빙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엔 마당 야외 수영장에서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와 땅콩 캐기, 호두 따기, 알밤 줍기와 같은 계절에 맞는 농부체험이 가능하다.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는 케이크를 만들거나 성탄카드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비는 식사 포함 1만원인데, 체험이 끝나면 돈까스나 새우야채 볶음밥으로 식사까지 할 수 있다.

가족단위 체험 행사 참가가 가능하며, 생일을 맞은 아이가 친구를 초청해 쿠키나 케이크를 만들며 생일 파티를 해도 좋다. 생일파티 1인 체험비는 1만8천원이며, 돈까스나 스파게티를 먹고, 체험 행사에 참가한 다음 여름에는 야외수영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생일을 맞이한 아이나 초대받은 아이가 함께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남길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가게 입구에 자그마한 시설을 만들어 '찐빵 가게'를 열었다. 정 대표는 "쑥, 당근, 커피를 섞어 반죽한 밀가루에 땅콩, 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넣고 찐 찐빵을 조금씩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 길카페를 오가는 사람들이 간식으로 사먹을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오는 5월에는 가게 주변 공터를 닦아서 캠핑장을 만든다"며 "30동 정도 텐트를 칠 수 있으며 캠프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갖춰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문을 열며, 주차장이 널찍하다. 메뉴는 등심돈까스(8천원, 4월말까지 5천원), 해물크림스파게티(8천500원), 해물토마토스파게티(8천원), 불고기버섯덮밥(9천원), 새우야채볶음밥(8천원) 등의 식사류와 커피, 녹차, 허브차 등 차류 등 다양. 찐빵(3개 2천원).

▷문의: 747-9969